
(잠시 전, 2시 50분)
헤르메스: 요괴야~ 멘토링 시간에 이야기 좀 할까?
(여기서 요괴란 헤르메스가 아이들을 부를 때 가끔 사용하는 애칭입니다^^)
요괴: 네? 저요?
헤: 상담 필요하지 않아? 안 필요하면 안 해도 되고~
요: 아, 예... 필요...하죠.
헤: 그래, 이따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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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10분, 멘토링 시간)
요: 쌤, 저 왔어요.
헤: 응, 거기 앉어~
요: 네.
헤: 말해.
요: 네?
헤: 상담 필요하다며... 말해.
요: 아, 네... 그게, 뭐였더라? 그게 그러니까, 쌤이 저더러 신문이나 책 같은 거 가까이 하라고 하셨는데...
헤: 복합적인 사고를 위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지. 그런데?
요: 그게 잘 안돼서요.
헤: 그게 다야?
요: 아뇨, 그게 아니라 공부도 제대로 집중해서 하지 않는 것 같고...
헤: 오케이, 이제 끝?
요: 네, 일단은 여기까지에요.
헤: 우리에겐 두 가지 옵션이 있어. 상담을 길고 장황하게 하는 것과 짧고 굵게 하는 것. 성차별하자는 건 아니고, 대체로 성향상 여학생들은 전자를, 남학생은 후자를 선호하더라구. 어떡할래?
요: 짧고 굵은 게 좋죠.
헤: 정말?
요: 네.
헤: 네가 느끼기에 너무 짧을 수도 있는데... 그리고 내가 하자고 하는대로 할 수 있겠냐? 다 듣고 나서 나중에 딴 소리하면 이게 또 길~고 장황~해지거든...
요: 으음, 네... 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헤: 에이, 못 하겠다는 거네... 길어지겠어~
요: 아닙니다. 할 수 있습니다.
헤: 그래? 알았어. 그럼 딱 20분만 하자. 그런데 말야. 내가 무슨 말 할 거 같니?
요: 네?
헤: 알아 맞혀 보라고... 내가 무슨 말 할 거 같애?
요: 스...마...트...폰?
헤: 스마트폰? 스마트폰이 어쨌길래?
요: 스마트폰을 폴더폰으로 바꾸라는...
헤: 왜? 폰을 왜 바꿔?
요: 아니, 제가 요즘 스마트폰 게임을 너무 많이하는 거 같기고 하고...
헤: 너도 느끼는 거?
요: 네에...
헤: 그래? 그럼 바꿔~ 언제 바꿀래?
요: 이번 주말까지 바꿀게요.
헤: 그래, 그래라. 끝.
요: 네?
헤: 왜? 짧고 굵게 하자며... 주말까지 2G폰으로 바꿔. 내 말도 그게 다야.
요: 아, 네.
헤: 시간 얼마나 남았니?
요: 한 7분?
헤: 그럼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스스로 결심했으면 지켜. 그럼 자부심이 생길 거야. 다음 주 한 주 동안은 심심해서 못 견딜 거야. 학교에서 자투리 시간, 집에서 쉬는 시간이 남아도는 거지. 그러다 보면, 그 시간 동안 할 일을 찾게 되겠지. 신문을 보든, 책을 보든, 네가 배우고 싶은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든... 드럼 배우기 시작했냐?
요: 아뇨, 아직 알아보고만 있어요.
헤: 알아보기만 하는 시간이 벌써 두 달이지? 스마트폰이 없으면 곧 드럼 배우기를 시작하게 될 거야. 게임에 낭비되던 시간이 그렇게 쓰이는 거지.
요: 아, 네.
헤: 그리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었던 카톡 메시지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면서,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하게 되겠지. 공부에도 집중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세 시간 걸리던 숙제가 한 시간이면 해결될 테고, 거기에 좀더 신경써서 한 시간 쯤 공부에 더 투자한다면 성적도 그만큼 오르겠지? 세 시간 공부가 두 시간으로 줄어드는 데 성적은 더 오른다는 거야. 좋게 않겠냐?
요: 좋겠네요.
헤: 그러면 부모님도 너에 대한 걱정이 줄고 너를 믿어주시기 시작할 거야. 너는 자유를 얻고 부모님은 행복을 얻는 거지.
요: 그렇네요.
헤: 이런 걸 좋은 순환이라는 의미에서 '선순환'이라고 해. '성취감의 선순환'. 어때 좋을 거 같냐?
요: 네. 좋을 거 같아요.
헤: 그럼 당장 실행해. 지금까지 너는 악순환에 빠져 있었던 거야. 결단했으면 실천해서 선순환으로 바꾸자고.
요: 네. 주말까지 바꾸겠습니다.
헤: 그리고...
요: 네, 쌤.
헤: 이건 스마트폰이 나쁜 물건이어서가 아냐. 네가 그 물건에 의존해서 스스로 중심을 잡지 못해서이지. 너 스스로 뭔가 흐트러지고 있다고 느껴지면 언제라도 지금처럼 해. 원인을 스스로 잘 찾아내서 판단하고 판단했으면 실천하는 거야. 넌 이제 고1이니까 일찍 기회를 잡은 거야. 다행스럽게 생각하라구.
요: 고맙습니다, 쌤.
헤: 나한테 고마워하지 말고, 기회가 이렇게 일찍 온거에 고마워 해라. 더 할 이야기 있니?
요: 다음 주에 스마트폰 없애서 실천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또 찾아올게요.
헤: 오케이. 잘 가~
요: 네, 쌤 고맙습니다~
이제 퇴근해야겠네요. 오늘 저녁엔 약속이 있습니다. 졸업한 대학생 요괴(^^)가 군대에 간다네요. 입대가 지연되어 고민하던 녀석이라 맥주 한 잔 건네야 할 것 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한 저녁 되십시오~^^
헤르메스는 어떤 사람?
- 지혜를 나르는 작은 날개, 헤르메스입니다 가입글 2018.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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