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법사 페르소나로 뵙네요. 헤르메스 섹스투스 베네딕투스입니다. 이 글을 읽으실 수 있는 분들은 마법사이실테니(그 동안 마법사들 눈에만 포스팅이 보이도록 하는 특별한 주문을 배웠거든요^^) 이제 마법부에서 매길 벌금 걱정 없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거 같네요. ㅎㅎ
혹시 마법사가 아닌데 이 글을 읽으실 수 있다면 곧 입학 통지서가 날아들 수 있으니 기다리시길... 생각해 보니, 제 주문이 아직 미숙해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만약 그렇다면 저는 또 벌금을...ㅠㅠ
근 두 달만의 지팡이 제작(Wandcraft)관련 포스팅이라 특별히 제 지팡이를 소개하는 순서를 갖기로 할 텐데요. 지난 글 "쪼야님이 끌리신다는 마호가니 지팡이 관련 문의에 대한 J.K. 롤링 대마녀님의 답신"에서 말씀 드렸듯이 제 지팡이의 재료는 특이하게 아몬드 나무이구요 (지팡이 제작 지침서에도 rare/extinct로 분류되어 있고 개인적으로도 지금껏 아몬드 나무 지팡이를 쓰는 마법사는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네요) 전체적으로 이런 생김새입니다.

아몬드 나무의 성질에 관해 제작자인 올리밴더 씨께서는 파우치에 동봉해 주신 설명서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성적으로는 남성, 행성으로는 수성, 원소로는 공기, 신화에서는 아티스, 메르쿠리우스, 토트, 그리고 (당연히^^) 헤르메스와 상성이 깊다고 하네요. 사실상 같은 신인 헤르메스와 메르쿠리우스는 차치하더라도 그리스 신화의 아티스는 키벨레의 저주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고 육신은 전나무로, 피는 제비꽃으로 변한 프리기아의 미소년, 이집트 신화의 토트는 문자와 서기의 신임을 생각해 보면, 이 지팡이의 본성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설명서에도 재물이나 번영과 관련된 주문에 쓰이고, 본성이 다정해서 보호나 결실과 관련이 깊고 순결을 상징하며 요정들이 좋아하는 지팡이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네요. 색깔을 검정색을 칠한 것은 보호성, 생명력, 은밀함 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구요.
코어로는 유니콘의 털이 쓰였는데 이는 아무래도 '공기'를 지배적 원소로 하는 아몬드 나무의 특성상, '파동성'(=바람기^^)을 줄이고 '일관성'을 강화하려는 올리밴더 씨의 배려가 숨어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지침서에도 나와있다시피 유니콘의 털은 '신념', '충성심'을 특징으로 하는 재료이니까요.
지팡이의 손잡이는 다른 지팡이와 달리 정방형으로 깎여 있고 룬 문자로 된 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시리우스 블랙의 지팡이와 유사한 디자인인데요. 지침서에 따르면 이런 디자인은 변화나 생성의 속성이 강한 주인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기 위한 장치라고 하네요. 아시다시피 시리우스 블랙은 '변신'과 '반전', 저 헤르메스는 '소통'과 '전달'이 특징이니까, 이 지팡이와 제가 서로 끌린 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제 지팡이에 있는 룬 문자로 된 문장은 Human More or Less 라는 뜻으로 최근 제 블로그의 커버 사진에서도 보실 수 있을 텐데요.


자세히 보시면 제 지팡이에는 H에 해당하는 룬 문자가 빠져 있음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감 잡으셨나요? 제가 바로 그 H... 이 지팡이와 제가 서로 하나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둘이 함께해야 완전체가 될 수 있는 운명인 거죠.
자, 어느덧 시간이 자정을 향하네요. 저는 내일이면 독립 마법학교 선생님 페르소나로 돌아가야 하는만큼 이제 글을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지팡이에 얽힌 이야기 재미있으셨나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마법사 분들 가운데 자신의 지팡이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알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어떤 나무, 어떤 코어로 만들어졌는지만 알려주시면 제가 공부 중인 문헌을 뒤져보거나 요즘 하나도 안 바쁘신(ㅋㅋ) 롤링 대마녀님을 귀찮게 해서라도 힘껏 도와 드리겠습니다.
자 그럼, 스티미아의 마법사 여러분 다음에 또 뵐게요~ 노스케 테이 입숨!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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