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ven의 秀討利(Story) 일흔 둘 : 비 비린내,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비가 옵니다. 출장이 있어 서울에서 전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렇게 비가 오니... 오늘은 유독 즐겨듣던 델리스파이스의 노래가 귓가에 맴돌고 유지태가 낭송하던 시의 단편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 오늘의
秀討利(Story)

시인, 이제는 감독이기도 한 원태연 시인의 비비린내라는 시가 있습니다.
오래전에 배우 유지태가 이 시를 낭송하여 앨범으로 나온 적도 있습니다.
「비 비린내」
비가 온다.
그래서인지 차가 많이 막힌다.
"비 비린내가 옛 기억을 건드리는 오후에..."
라고 말하며 라디오 진행자는 떠난다.
그리고 난 비 비린내를 맡으며 창문을 연다.
충분히 슬픈 일이라고 생각해서 울어버렸다.
"그리운 사람, 참 많이 그리워지는 사람"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그때까지만 기억하고 싶다.
그대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때

비 비린내를 맡으니, 저도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열려진 포트속으로 이끌려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와 함께 떠오르는 시, 「눈물의 얼굴을 묻는다.」
유지태의 목소리와 mono의 life in mono가 연상되는 배경음악의 첫 부분까지...
유지태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원태연 시낭송
source

가끔 이런 날이 있습니다.
슬프지 않은데, 슬퍼지고 싶은 날.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감각과 기억을 무뎌지게 만들 뿐이라는 걸,
어쩌면 내리는 비는 그 어떤 회상속으로 초대하는 마들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분하게 빗소리와 음악과 노래와... 커피와 추억에 취하고 싶은 금요일 밤입니다.

- Raven의 秀討利(Story) 목록
| 순 | 제목 | 링크 |
|---|---|---|
| 1~60 | Raven의 秀討利(Story) 목록(1~60) | 링크 |
| 61 | 예순 하나: 달란트의 우화와 투자 | 링크 |
| 62 | 예순 둘 : 가을은 축제의 계절 | 링크 |
| 63 | 예순 셋 : 살모넬라균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 링크 |
| 64 | 예순 넷 : 눈가리고 아웅하는 세상에 대한 단상 | 링크 |
| 65 | 예순 다섯 : 미국, 그리고 우리 | 링크 |
| 66 | 예순 여섯 : 전라북도 죽이기 | 링크 |
| 67 | 예순 일곱 : 공수처 설치-법으로 흥한자 법으로 망하기를 | 링크 |
| 68 | 예순 여덟 : 리플 상승은 호재 때문일까? | 링크 |
| 69 | 예순 아홉 : HF20, 그리고 가을 | 링크 |
| 70 | 일흔 : 외주화(outsourcing)에 대해 | 링크 |
| 71 | 일흔 하나 : 상장인쇄소, 그리고 학생부전형 | 링크 |
| 72 | 일흔 둘 : 비 비린내,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 링크 |


멋진 대문과 후문 선물해 주신 @kiwifi님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