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에 축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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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에 축배를





우리가 현재 전지구적인 대멸종 시기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2억 5천만년 전 생명의 95%가 멸절한 페름기 대멸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른 멸종의 시기 속에 우리는 현재 놓여 있다. 역사적으로 전후무후한 상황이라 한다. 물론 지금의 대멸종은 철저하게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인간.. 이 인간들아.. 인간이라면 전 우주 그 행성 어디라도 가서 자연이 결코 이룰 수 없었던 가장 빠른 시기에 멸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은 이제라도 나부터 플라스틱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책을 읽다보니 나는 오히려 대멸종 이후가 흥미로웠다. 대멸종 이후에는 항상 새로운 생명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했다. 곧 멸종할 인간 이후에 지구에 새롭게 나타날 생명들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 혹시 아나. 인간보다 훨씬 잘생기고 스마트한 지적 존재일지.


진화는 점진적으로, 아주 천천히 일어난다. 몇백, 몇천 만 년 전의 화석을 통해 진화가 겨우 증명된다. 인간의 짧고 유한한 삶 속에서는 변화를 결코 알아챌 수 없다. 하지만 생명은 지금 이 순간 역시도 변하고 있으며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과거의 생명은 화석을 통해서만 증명이 가능하다. 한 인간의 생애에서도 마찬가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록이 없다면 절대 기억해내지 못할 내 과거의 모습이 많다. 그토록 소중하고 중요했던 것들도 화석같은 증거 없이는 이제 나도 모르는 일이 되어버리고 만다.


사람 역시 자신의 내부로부터 점차 멸종해가는 존재. 어제의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별 의미없는 멸종을 겪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수 년 동안 쌓아왔던 시간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갑작스런 대멸종을 맞이하기도 한다. 당황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대멸종 다음에는 항상 새로운 생명이 싹트고 진화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난 변하고 있는 거니까. 멸종이 없었다면 없었을 그 변화를. 그러니, 세상의 모든 멸종에 축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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