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쪽이라고 혹시 아세요? 태국에선 흔히 만날 수 있는 도마뱀 종류인데 남자성인의 새끼손가락정도, 새끼들은 훨씬 작죠. 도마뱀이고, 파충류 같긴 한데, 살구색 빛을 띤 반투명인 도롱뇽이라고 보면 됩니다.
저번에 @odongdang님도 도마뱀 이야기를 올려주셨더군요 @odongdang/4kxfcj 미국의 애기 도마뱀이랑 태국의 찡쪽은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보는 사람들은 대개 귀여워하는 편이지만 징그러워서 싫다고 하는 분도 꽤 많기 때문에 사진은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아마 태국에 서식하는 도마뱀 중 가장 작은 종류이고 울음소리를 따라서 찡쪽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진짜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뚜께나 히야라고 불리는 큰 도마뱀들도 산기슭이나 물가에 가면 만날 수 있는데, 뚜께나 히야가 같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큰 것은 덩치큰 성인 만큼 큽니다. 거의 악어포스죠. 하지만 겁이 많아서 대부분 인기척을 느끼면 먼저 도망가는 편이라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사람을 겁내지 않는 애들도 있다고 하는데 제가 만난 애들은 다 겁이 많아서… 걔들중에도 무서운 애들이 있다고 하니까 누가 개를 더 조심하라고 충고하더군요. 그건 사실입니다. 태국에서 개들은 거의 들개 수준인데 - 사실은 늑대에 가깝죠 - 밤되면 몰려 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하니까요.
아무튼 찡쪽은 집안에 상당히 많습니다. 귀엽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별로 문제가 안되지만, 이게 징그러운 분이라면 태국에서 살기 힘들어집니다^^ 근데 얘들은 천장이나 벽에 달라 붙어서 인기척이 없는곳에서 잡식으로 이것저것 먹는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특히 모기 파리 등 귀찮은 곤충들을 잡아먹어 주기 때문에 사람들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이로운 애들이죠.
또 많은게 바퀴벌레인데요. 태국 바퀴벌레들은 한국애들보다 훨씬 겁이 없습니다. 대개 겁을 안내는 건 아니지만 간이 매우 큽니다.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잘 도망가지 않는데 대개 큰 애들이 많아서 좀 무섭죠.
저는 항상 찡쪽이 바퀴벌레를 잡아줄거라 믿고 있습니다. 사람들도 바퀴벌레 작은 것은 찡쪽이 잡아먹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항상 기대를 하고, 또 그래서 귀찮은 일을 대신해주는 찡쪽에게 고맙기도 하고, 목욕탕 같이 먹을 것이 없는 공간에선 과자도 가끔 뿌려줍니다. 힘내서 모여 살다가 바퀴벌레좀 잡아주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제가 이제 3년 꽉 채우고 4년차 방콕생활 시작하는데요… 오늘 처음으로 불륜의 현장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바퀴벌레랑 찡쪽 둘이서 쓰레기 통을 사이좋게 뒤지는 걸 목격했습니다. 제가 나타나자 둘은 정말 불륜현장을 들킨 것이 미안하기라도 할 듯 갑자기 둘 다 행동을 멈추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나란히 바라보더군요.
찡쪽에게 배신당했네요… 뭐 바퀴벌레만 일방적으로 미워한 저도 잘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찡쪽에게 바퀴벌레를 잡아달라는 요구는 않으려 합니다. 둘이 그렇게 사이좋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태국 사람들은 찡쪽이 낙마해서 땅에 떨어지면 롯또를 산다고 하는데 것두 들은 사실이라 확실치는 않습니다. 찡쪽도 도마뱀종류라 잡히면 꼬리를 끊고 도망갑니다.
태국라이프, 찡쪽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