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포스팅을 자주 하지 않았던 이유는 스팀잇에 대해 생각을 하면 할수록 의심이 생겨서였습니다.
이제는 거의 확신으로 변했고요.
여러분은 스팀잇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 '글을 써서 보상을 받는다'라는 스팀잇의 기본 시스템이 먼저일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저뿐만 아니라 많은 유저들이 스팀잇에 발을 들여 놓는 이유죠.
그럼 어디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스팀잇은 왜 지금의 UI를 사용하는 걸까요?
'스팀잇은 SNS?'
아마 , 대부분 스팀잇 하면 SNS 성격의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래서 스팀잇의 라이벌도 (상대쪽에선 신경도 안 쓰겠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라고 생각하죠.
스팀잇의 UI도 그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과연 그것이 스팀잇의 목적과 어떤 관계가 있냐는 것이죠.
스팀잇의 기본 모토가 정말로 '글을 쓰고 평가받아서 보상을 얻는다'라는 것이 되려면 현재의 UI는 그것과는 정반대의 목적을 가집니다.
지금의 스팀잇은 기본 화면이 자신의 피드에 올라온 글 목록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유저들의 글이 시간 순서에 따라 정렬되지요.
이러한 UI의 특징은 뭘까요?
바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냐 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문제를 하나 드리죠.
2018년 12월 31일 , 스팀잇과 트위터 , 페이스북 의 모든 유저들이 쓴 글 중 마지막으로 작성된 글은 어떤 글인가요?
이게 바로 타임라인 형태의 UI가 가지는 문제입니다.
특정 시간대를 기준으로 해서 글이 정렬되며 과거의 글을 보는 것이 편하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들 플랫폼들은 '지금 현재'에 초점을 맞추니까요.
또 다른 문제점은 내가 보고 싶은 글들만 보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글이 유통되는 공간 , 게시판'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생겨난 수많은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대부분 게시판 형태의 UI를 갖고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유저들이 글을 쓰고 소통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겐 애증의 존재인 루리웹 게시판 UI입니다.
노트북에서 보는 거라 화면이 잘리지만 일반 풀HD 모니터를 기준으로는 한 화면에 한 페이지가 다 보입니다.
보시다시피 글이 작성된 번호 , 작성자 , 분류 등은 물론 조회수와 추천수 , 댓글수 , 작성시간까지 다 표시됩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글에 대한 상대적인 평가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스팀잇을 보죠.
기본적으로 내가 관계를 맺지 않은 유저들의 글은 내 피드 목록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글 리젠수가 적어서 KR 태그로 들어가도 어느 정도 이용이 어렵지 않습니다만 예전만 해도 KR 태그는 목록 갱신이 너무 빨라서 모든 글을 다 읽는게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스팀잇 UI 구조가 일정 분량 이상 글 목록이 늘어나면 스크롤이 점점 느려지는 탓에 과거 글을 거슬러 올라가는게 아주 피곤하죠.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유저들이 자신들의 피드 혹은 짱짱맨이나 KR 뉴비 같은 인기 태그 위주로 글을 추려서 봤습니다.
이게 바로 스팀잇의 UI가 가지는 문제점이죠.
글을 통해 보상을 받으려면 내 글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스팀잇은 정반대죠.
왜냐하면 보상의 분배라는 부분이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네드와 재단은 왜 이런 UI를 선택했을까?'
과연 네드와 재단은 왜 스팀잇을 기존의 게시판 형태가 아닌 핫한 SNS 서비스 형태로 만들었을까요?
정말 그들은 암호화폐 업계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되고 싶었을까요?
저는 이것이 스팀잇의 보상 분배를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만약 스팀잇이 정말로 공평한 분배를 목표로 했다면 게시판 형태의 UI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UI에서는 각 유저의 영향력이 보상의 분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당연하게도 활동량이 많거나 비교적 일찍 가입한 유저 , 그리고 보팅 영향력이 큰 유저들의 글일수록 노출이 많이 되죠.
거기다 예전에는 기본 노출이 '대세글'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각종 어뷰징이 문제가 되었었죠.
보팅봇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이러한 제 심증을 굳히게 만든 건 조회수 삭제 입니다.
최근에 들어 오신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과거 스팀잇에서도 조회수를 보여 줬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없어졌죠.
누구도 그 이유를 모르지만 저는 이것이 어뷰징 논란 때문이라고 봅니다.
조회수보다 높은 보팅을 받거나 반대로 조회수는 높지만 보팅은 낮은 경우가 잦아진다면?
아마 대부분 스팀잇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겠지요.
이 같은 생각을 한 게 저만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스팀잇 조회수는 왜 사라졌을까??
덧. 10 개월 전 포스팅에 달린 댓글들 이름을 보니 제법 익숙했던 분들도 많이 보이네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유저는 돌아오지 않는다'
스팀잇이 이런 불균형을 내버려 둔다면 시세가 오른다고 다시 활성화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스팀 가격이 오르면 또 다시 누군가는 '나도 글써서 닭값이나 벌어보자'며 덤벼 들겠지만 그들 앞에 기다리는 건 역시 냉혹한 현실일 뿐입니다.
모두에게 일정한 수준의 보상을 주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적어도 모두가 공정한 기준에서 경쟁을 하자는 겁니다.
제가 코스미에 회의적인 것도 이 이유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스팀잇의 문제점을 해결한 , 차별화된 플랫폼이라고 자랑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들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요즘 트위터보다 더 핫한 인스타그램을 빼다 박은 UI를 보니 '역시'라는 생각이 드네요.
플랫폼 홀더 입장에선 자신들이 이슈가 되기 위해 더 많은 '헤비 유저'를 모으기 위해서는 그들이 독점적인 위치를 가지는게 더 좋죠.
유튜브나 아프리카에서 많은 '거물'들을 빼내간 트위치 역시 이런 특혜 시비를 받았습니다.
그나마 산만하긴 해도 글의 노출이라는 측면에서는 메이벅스가 기본은 되어 있네요.
덧. 스팀잇은 기본적인 검색 기능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구글 커스텀 검색인가 뭔가 라고 하는데 이걸 어디다 써 먹으라고
'조회수'라는 키워드로 검색할 경우 위에 링크를 건 글이 제일 상단에 검색됩니다.

반면 '조회'라는 두 글자로만 검색하면 아예 리스팅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똑똑한 검색 엔진 님께서 '조회수'는 '조회'라는 단어와 검색 목적이 다르니 별개로 처리해 주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