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5 - 욕망을 비워내는 삶- 이나카키 에미코씨의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아프론머리의 언니, 이나카키 에미코씨의 신보가 나왔습니다.
퇴사후의 삶을 그린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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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먹을 것, 단촐하게 살 것,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나는 지금까지 장바구니 한가득, 무엇을 그렇게 담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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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퇴사신드롬을 불러왔던 아프론헤어의 이 언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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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후의 삶을 그린 이나카키 에미코씨 신보,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여행전날에 친한언니로부터 이 책을 건네받았습니다.
"여행하다가 시간이 나면 보면 좋을 것 같아."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새책이라니! 신나서 캐리어에 담아갔죠.
그리고 여행 중간중간 한글로 쓰여진 글이 보고 싶어질때 꺼내봤습니다.




소유와 물질로부터의 자유

이 책은 미니멀리즘 책들과 비슷하게 느끼실 수도 있지만, 한 발 더 앞서나간 느낌입니다.
저자 본인이 가전제품이 없는 삶에 도전해서 성공해냈거든요. 저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고 전기, 가스, 원자력발전소로부터 자립하는 삶을 꿈꿨다고 합니다. 다소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삶이지만, 그녀가 그렇게해서 얻은것은 무엇일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그것은 소유와 물질로부터의 자유였습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미니멀 라이프가 아닌, 나 자신의 욕망을 비우면서 완성하는 삶이요.




냉장고로부터의 독립

저자는 처음엔 전자레인지를 버리고, 그 다음엔 청소기, 냉장고, 가스레인지 모두 버렸습니다. 큰일이 날 것 같았지만 큰일은 나지 않았고, 오히려 생활이 심플해지고, 집안일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냉장고에 대한 생각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마트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할인 상품'과 '특별 판매'와 '원플러스 원'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집어 담는다. '언젠가'먹으면 되니까. 물론 그 '언젠가'는 쉽게 잊힌다. 냉장고안은 '언젠가 먹을 식품'으로 넘쳐나, 관리가 불가능해진다. 아니, 이제는 아무도 제대로 관리하려 들지 않는다. 냉장고는 '먹을 것'을 살아가기 위한 중심축이 아닌 무언가 다른 것으로 변질시켜버렷다.
냉장고 안에는 사고 싶다는 욕구와 먹고 싶다는 욕구가 터질듯이 가득 차 있다. 인간의 욕망은 멈출 줄을 모르고, 한번 들어간 대부분의 음식은 두 번 다시 꺼내지지도 않은 채 생을 마감한다. 음식은 이제 더 이상 음식이 아니다.




욕망의 정체 파악하기

그 동안 제가 소비해온 것들은 욕망을 해소하는 것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한 음식, 특별한 경험, 좀 더 특별한 것을 가지기 위해 저는 참 고군분투해온 것 같아요. 특별한 것을 가지면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그게 아니라는걸 깨달은 후로는 이상하게 쇼핑이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언니의 이 책에 깊은 공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물건들을 가진 멋진 싱글처럼 보여지는 것을 포기하고, 특별한 물건을 가져도 멋진 싱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혼자 사는 삶을 인정하기 시작했을때부터 이상하게 통장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욕망은 불안을 자극하고, 불안은 또 다른 욕망을 불러옵니다. 이 무한루프를 끊는순간 더 만족스러운 삶이 펼쳐질꺼라 생각합니다.




그냥 '나'로 살아나가기

나는 어떻게 하면 정말로 만족할 수 있을까, 그것을 삶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일입니다. 그냥 '나'라는 존재자체로 살아나가보는 것입니다. 살아가는데 생각보다 필요한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적은 물건만 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간 이사할 때마다 짐을 많이 줄여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더 간소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갖고싶은 물건이 너무 많고,
냉장고에 자리가 부족하고,
전기요금, 가스요금이 폭발하고 있다면,
그럼에도 내 마음이 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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