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반의 금식 후 떨리는 마음으로 첫째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며칠간 강제 급여를 했고 집에서 푹 쉰 결과 지난주보다 조금 나아 보였지만, 피하수액에 성공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 혹여나 수치가 더 오르진 않았을지 걱정이었다.
40분쯤 기다린 후 받아든 결과는 놀라웠다. BUN(혈중 요소 질소)은 정상, 크레아티닌은 3.0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물론 크레아티닌 3.0도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5.0부터는 신부전 4기로 보기에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게다가 우려했던 빈혈도 없었다. 다만 인 수치가 올라갔는데, 지난 주 까지는 강제 급여를 하지 않았기에 먹는 양이 적어 인 수치도 낮았을 것 같다.
| Test | Ref. | 2018-07-04 | 2018-07-07 | 2018-07-15 |
|---|---|---|---|---|
| BUN | 16 - 36 mg/dL | 50 | 39 | 29 |
| CREA | 0.8 - 2.4 mg/dL | 4.7 | 4.7 | 3 |
| PHOS | 3.1 - 7.5 mg/dL | 4.1 | 5.3 | |
| HCT | 30 - 40 % | 32.7 |
잦은 소변 때문에 혈중 포타슘 농도가 정상인지 걱정돼서 전해질 검사도 부탁했는데, 키트가 없어서 못했다고 한다. 피검사 하러 또 데리고 가는 것도 스트레스라 고민이다. 오늘 수치가 낮아졌기에 다음 방문은 한 달 후에 하기로 했다.
7월 15일. 퇴사한 지 딱 2년째 되는 날이다. 당시엔 2년 후엔 당연히 어디선가 새로운 일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2년째 놀고 있다니 의외다. 그래도 덕분에 첫째가 아플 때 곁에서 보살필 수 있어서 다행이다.
2011년 10월. 2.6kg의 기아상태였던 첫째가 구조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2012년 7월. 유선종양 판정을 받아 큰 수술을 했다. 의사 선생님이 3개월을 장담할 수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2018년. 함께한 시간만큼 서로에게 정이 들고 믿음이 생겼다. 이번에도 함께 이겨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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