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에게...
사람들은 함께 한 시간과 비례하여 이별을 앓는다고 해.
하지만,
십년을 한 사람만 품었어도 이별 후 딱 한달 아프고 나니 그럭저럭 괜찮았어.
반대로 단 한달 가슴에 두었다 해도 십년을 앓을 수도 있는 거야.
비례하는 건 아니라는 거지.
네가 남과 다른 다리를 가졌기 때문에,
세상과 떨어져 사는 아이여서 호기심이나 연민으로 널 사랑한건 아니었고,
그 이유 때문에 널 사랑하면서 갈등하거나 고민하지 않았듯이,
너와 헤어진 것도 네가 장애를 지녔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그가 말하지 않아도 넌 알았을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사랑한 사람들은 다시 만나지 못해.
친구도 될 수 없지.
조제,
그와 이별한 후에 용감하게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살아가는 네가 참 예뻤어.
네 영혼의 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다시 만나 깊이 사랑하고 있을 거라고 믿어.
난 어쩌면 너처럼 용감하지 못했던 거 같아.
이별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너에게서 배울 거야.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가 있지만 조제는 아니다.
정말 사랑한 사람들은 이별 후에 볼 수 없다.
담백한 이별이었다.
이별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사실은 하나다.
내가 도망쳤다.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가 있지만 조제는 아니다.
조제를 만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장애인과의 사랑 이야기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저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야기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츠네오 역의 츠마부키 사토시, 조제 역의 이케와키 치즈루는 추억처럼 남아있다.
그 추억을 떠올려준 @zzoya 님에게 감사하며...
눈 감아 봐. 뭐가 보여?
그곳이 옛날에 내가 있던 곳이야.
깊고 깊은 바다 밑바닥 난 그곳에서 헤엄쳐 올라온 거야.
언젠가 츠네오가 없어지게 되면 미아가 된 조개껍데기처럼
혼자서 바다 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게 되겠지.
하지만 괜찮아.
처음부터 나는 그렇게 깊은 바다 속에 혼자 있었어.
하지만 그렇게 외롭지는 않아.
처음부터 혼자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