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들] 디오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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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mira / Acrylic on paper / 48×36cm





이 좋은 것을 왜 여태껏 몰랐지! 라는 생각을 일년에 두 번 정도 하게 된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는 어느 휴양지에서 파라솔 밑에 누워 하는 생각이 아니다. 나의 일상에서 충분히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을 뒤늦게 발견할때 나오는 탄식이다. 아무것도 아닌것 같아도 그 발견은 결코 쉽지 않다. 아무리 백수라도 하루 일과는 정해진 레파토리로 구성되어 있기 마련이라서, 타국에서 온 여행자처럼 새로운 경험을 연달아 시도하지는 못한다.


처음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을 따라 한강으로 갔던 날이 생각난다. 시원한 바람,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 해질녘의 노란 빛.. 서울에 살면서 이 도시에 애정을 품었던 날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내 앞으로 뒤로 자전거 탄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아.. 이 좋은 것을 왜 나만 몰랐을까! 이제 언제라도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나가서 그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또 몇 년이 흘러 있었다. 자전거 바퀴는 바람이 다 빠진채 복도에 방치되어 있다. 오늘 문득 자전거 생각이 났다. 몇 년만에 한강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갈 결심을 했다. 일년에 몇 번 하지 못할 결심이다. 무엇이든 일상이 되면 무뎌지는 법이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한강 가는 일을, 그게 아무리 좋더라도 절대 일상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행복의 감도도 갈수록 줄어들 테니까. 아 오랜만이야! 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여행자의 신분에서만 가능하다.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 묘사된 도시를 하나씩 그림으로 그리고, 소설 내용을 축약/각색하여 구성된 시리즈 작업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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