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라이프] 열둘. 방콕의 해변으로 가는 기차

image

태국 여행을 자주 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BTS는 시원하고 빠른 방콕 대중교통 수단이죠. 수쿰윗이란 길을 따라 함께 나 있는 비티엣('비티에스' 아니죠, '비티엣' 요렇게 발음해야 태국식 엣지있는 발음)은 아속역에서 공항방향으로 타고 오다보면 온눗이란 역을 만납니다. 제가 여기서 살기 시작한 2014년만 해도 온눗이 종착역이라고 느낄만큼 기차가 텅 비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온눗역은 사람이 내린만큼 다시 타는 혼잡한 역이 되었습니다.

기차이야기 아니었냐고요? 네 BTS는 기차입니다. 길면 기차~ 이 라인은 원래 베링역이 종착였이었는데 1년 전 쯤 비티엣을 타러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마지막 베링역 간판이 쌈롱이란 낯선 역이름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역 한개가 더 생겨난 거죠. 그리고 오늘 무려 10개에 가까운 역이 시범운영 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 이쪽 종착역은 베링도 쌈롱도 아닌 케하 (เคหะ) 역입니다. ฯ(빠이얀너이)가 붙어있는 걸 보니 뭔가 뒤에 글자가 더 있는 고유명사군요.

ฯ 가 뭘 의미하는지 궁금하시면 태국어 12탄을 참고하세요~
정체를 찾았습니다. 정식명칭은 케하사뭇빠깐 (เคหะสมุทรปราการ)이군요.
IMG_1021.JPG

한참을 가도 도착하지 않습니다. 대체 몇 개의 정거정이 그새 열린걸까요. 가는 길에 유명한 방콕의 랜드마크, 창 에라완을 만납니다. 실제로 보면 상당히 거대합니다. 사진이 왜 이따구냐고용? 전철 창에 미세한 햇빛창이 있어서 어쩔수가 없군요.


IMG_6783.JPG

쭉쭉 뻗은 도로와 지상철의 지평선이 끝없이 모이며 뻗어나갑니다. 이 시간엔 차도 많이 없군요.

IMG_1647.JPG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알록달록 방콕의 명물 택시들이 모두 빈차(왕, วาง)불을 켜고 나란히 서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미니어쳐 같군요.
IMG_1169.JPG

오늘의 목적지는 사실 새 기차역을 보러 온게 안니라 Suk Ta 다리(สะพาน สุขตา)를 보러 온 것이었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요렇게 생겼습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습니다. 아마도 현지인들이 길을 알아도 차가 없으면 여기까지 오는게 만만치 않았을텐데, 케하역이 열리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온 것 같습니다. 뭐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방콕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죠. 방콕에서 바다를!

다리 끝에는 식당도 있어서 맛있는 해산물과 태국요리를 파는 것 같습니다. 냄새도 좋습니다. 해외여행을 와서 남는 시간을 괜히 어슬렁거려보고 싶다면 좋은 곳입니다. 하지만 바다특유의 비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습니다. 편안하고 여유롭게 노닐 수 있습니다.


Screen Shot 2018-12-10 at 10.58.33 PM.png

IMG_9794.JPG


이 갈매기들에게 밥을 주며 사람들은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바닷바람도 쐬고 그렇게 하는 것 같습니다. 케하역에서도 한참 와야 하는 곳이죠. 저 시커먼 놈은 누구냐고요? 네! 비둘기입니다. 시내에서 몇 백마리씩 모여다니며 엄청난 해충과 먼지를 일으키고 똥을 갈겨대는 미운놈들이죠. 쪽수 때문인지 갈매기들 떼 사이에서 한 번 제대로 날개도 펴보지 못하고 저 블럭들을 거의 뛰다시피 해서 이동 중입니다. 역시 나와바리(?)가 없으니 서럽습니다. 미워죽겠던 비둘기를 보며 어떤면에선 좀 고소하기도 하고 어떤 면에선 좀 불쌍하기도 하고 기분이 교차합니다.

IMG_9340.JPG

갈매기 먹이를 준 다음 손을 깨끗이 씻을 수 있게 배려해 두었습니다. 저 대량의 비누 떼는 어릴 때 대중탕에서 대야에 녹이는 것 이후로 처음이군요. 손을 씻고 나니 한결 기분이 깔끔해 졌습니다. @himapan님이 저 비누를 갈매기한테 먹여보자고 하시는걸 겨우 말렸습니다. 잔인한 분입니다. (@soosoo는 천성이 착해서 그런 상상조차 꺼려합니다.)

5D3E71D4-5F6F-4169-B2A0-3A63E12500B2.JPG


내릴 땐 보지 못했는데 오는길에 보니 케하역 입구에 제법 큰 벼룩시장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엔 그냥 쓰레기를 모아둔 것 같은데 그 사이로 제법 괜찮은 물건들이 보입니다 대여섯개 들었다 놓고나니 벌써 손이 새카매졌습니다. 그래도 시간나면 쓸만한게 있는지 뒤지러 와야할 것 같습니다. 벼룩시장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결코 싸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도 벼룩시장이 좀 활성화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IMG_3153.JPG

역시 @himapan님께 갑자기 끌려나갔다가 더 넓은 방콕을 구경하고 콧구멍에 바람을 쏘인 이야기 였습니다. 새로 오픈한 BTS 케하 사뭇빠깐 역과 쑥따 다리의 주변 이야기였습니다. 특별한 건 없지만 특별한 여행이었습니다. 시간과 체력이 남는 여행자들이 방콕의 바다를 보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그리고 저 소폭 파워업했습니다. 소곤소곤…)


여행지 정보
● Kheha, Thai Ban Mai, Mueang Samut Prakan District, Samut Prakan, Thailand



[태국라이프] 열둘. 방콕의 해변으로 가는 기차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image


Sponsored ( Powered by dclick )

dclick-imagead

H2
H3
H4
Upload from PC
Video gallery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2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