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근마켓, 성장세
잘나가는 댑의 사례를 찾는 것은 참 힘들었습니다. 반면 핫한 앱은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더군요.
블록체인 비즈니스도 결국 가능성 있는 기존 사업 중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장점을 더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실사용의 니즈가 급증하고 있는 앱을 살펴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 근처의 마켓, 당근마켓!
2019년 구글플레이 쇼핑앱 부문 1~3위내 랭크, 2016년 월사용자수 8,000명에서 현재 3년만에 약 377만명으로 고속성장하였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사업성과와 발전가능성을 보고 올해 9월 소프트뱅크벤처스/알토스벤처스 등에서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받기도 하였구요.
# 지역기반 중고거래, 동네인증과 유저평가
사실, 이 당근마켓을 제가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저렴하게 경량 유모차를 득템했다는 말 + 쿠폰에 관심이 생겨, 당근마켓 앱을 설치했습니다. 이후, 동네인증을 하면 당근 쿠폰을 하나 주는데요, 이걸 3개 모으면 스타벅스 커피 한잔과 교환이 됩니다! ^^
그렇게 동네인증과 당근 쿠폰을 받고나서, 자연스레 한번 둘러봤는데요. 와~ 정말 다양한 물품이 생각보다 저렴하게 올라오는데 쫌 놀랐습니다.
당근마켓이 중고나라나 타중고거래 플랫폼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은, 한마디로 동네중심! 2군데로 설정해놓은 '본인 동네'의 물품/사람과, 주로 직거래로 구매/판매가 가능한 점입니다.
아울러 매너온도라고 해서, 거래를 마치고 난 뒤, 사용자간의 평가(제품의 일치성, 약속시간 지킨여부, 동네로 왔는지 등)에 의해 철저히 본인의 평판이 결정됩니다. 저도 평판 낮은 분과는 거래를 안하고 싶고, 높은 분은 왠지 신뢰가 가더라구요. 그리고 미션 비스무리한걸 하면 배지를 줍니다.
중고거래의 가장 큰 문제점인 먹튀와 진상에 대한 자발적/시스템적인 거르기를 위해, 동네사람과의 직거래 컨셉 하에
①유저/물품 평가 철저한 반영 + ②저렴하고 다양한 물품의 구입/판매 욕구 를 동시에 충족시키면서 소위 히트앱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물론 동네사람들이 더 무섭다는 영화도 있지만요~^^;;)
처음에 에이 무슨 중고야 했던 옆분도 마지못해 앱을 살펴보더니, 와~ 이거 정말 잘만들었네! 하면서 큭큭 뭐 이런게 다올라와 하며 구경하더라구요.(당시에 올라온게 비료용 굼뱅이 응가였데요 ㅋㅋ)
참고로 판매/구매 의사가 있는 유저들은 앱내에서 신분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자체 1:1 채팅창을 통해 거래를 하는데요, 직거래이다 보니 대부분 만나서 제품을 살펴보고 현금거래가 많습니다.
그리고, 꼭 중고물품 뿐 아니라 그냥 선물받은 새제품, 발급받은 쿠폰 그리고 그냥 나눔 등의 물품도 많이 올라오더라구요.
# 당근마켓과 스팀 그리고 미래
물론, 이러한 몇가지 거르기/평가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래/물품에 대한 불만이나 사기 등의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만,
제가 해본 몇번의 거래(감농장 주인분이 직판한 유기농 계란, 미용실에서 발급한 지인 할인쿠폰, 망치고데기)는 가격과 품질 그리고 집근처라 만나기 쉬웠던 점 등에서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당근마켓을 창업한 김용현/김재현 대표는 카카오에서 함께 근무했고, 사내 벼룩게시판이 사업의 출발점이였다고 합니다. 뒤이어 판교장터라 하여 IT기업/직원간 거래로 판을 키우고, 이후 일반인 대상 전국서비스로 확대했다고 하더라구요.
여기서 하버드 학생간 연락/인맥공유에서 스탠퍼드/컬럼비아대로 보폭을 넓힌뒤 미국 전역으로 확대한 페이스북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뒤이어 떠오른 세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2016년~2019년까지 스팀은 유저수 감소와 재원고갈로 무척힘든 시기를 보냈는데요,
①만일 당시에 당근마켓과 거의 유사한 지역기반 중고거래 + 유저평가 보상지급 댑을 만들어 뿌렸다면, 3년의 시간을 견디고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가정과,
②아울러, 향후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로 지역민 공동구매 및 게시판 등의 영역 확대를 준비 중인 당근마켓 창업자들이 스팀을 알까? 혹은 당근마켓내 통용되는 암호화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
③끝으로, 솔직히 이젠 정말 자본을 들고와서 활동하는 유저를 원하는, 최근의 SNS형 암호화폐 스팀계 분위기와 달리,
꼭 금전/보팅 보상이 아니더라도, 먼저 규모의 경제가 나올만큼 좋은 서비스로 유저를 확보한 뒤, 추가 사업모델로 현금을 유입하는 전략 중, 어떤 것이 추후에 살아남고 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뭐 정답은 없겠지만, 여러모로 가까이서 토론도 하고 생각도 해본 시간이였습니다. 당근마켓은 일단 신기방기한 물품이 계속올라와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앱다운후 구경만 해두요~ㅋㅋ) 저도 어디 안쓰고 있는거 있음 팔아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스팀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사업/댑을 만드는 사례가 게임계의 스팀몬스터 말고도 다양한 영역에서, 실생활과 와닿는 거리와 온도로 다가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모두들 즐거운 저녁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