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좋아져서..
요며칠 글에 너무 힘을 준 것 같습니다. 늘 말씀드렸듯이, 실은 그 역시 든든한 우군인 남치니가 상당부분 도와줬기에 가능한 내용이였습니다. 비록, 던져진 숫자와 표 하나하나를 이해하고 비루하게 표현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곤 하지만, 한편 한편의 글이 완성되고 누적될 때마다 왠지 뿌듯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대형마트에서 완성이 되어 있는 리미티드에디션 옥스포드 블럭의 박스만 보다가, 기회가 생겨 친구와 함께 집에서 어렵게 완성한 뒤, 박제해 고이고이 모셔두게 되는 느낌입니다.
저에게 스판의 글과 투자는 수익도 물론 너무너무 중요하지만,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경험의 의미로도, 때로는 마치 일제치하의 독립군 마을 혹은 임진왜란의 난중일기처럼 특별히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 신기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시가 좋아집니다. 막 이성적인 숫자와 분석에 애먹고 나면, 뭐랄까 그 강렬한 함축미에 반해서 찾게 된다고 할까요? 물론 영화와 수공예도 덕질하기 한없이 좋지만, 이상하게 가끔 마음이 적적할 때, 시 한편이(그리고 웹툰이 ㅋㅋ) 힘이 되곤 합니다.
왠지 장난꾸러기 성격이 더 맞지만, 이곳 스팀잇 양반촌 부락 향기의 SCOT에서는, 아무래도 함께 점잖음을 유지해야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명시와 현시국을 저만의 감성과 관점으로 종종 버무리곤 하려 하오니, 혹시나혹시나 전통 문인들께서는 양해바랍니다. ^^;; (개인적으로는 최근 글들 중에서 스팀헤는 밤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ㅋㅋ)
님의 침묵 (Feat. 스팀의 침묵) .. @lovelyyeon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스팀은 갔습니다.
푸른 구름을 깨치고 역배열의 심해를 향하야 난
200원의 고역 길을 자진하여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백서(白書)는
차디찬 거짓이 되야서,
재단의 광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매수의 추억은
나의 계좌의 지침(指針)을 돌려놓고,
뒷걸음질쳐서 사러졌습니다.
나는 열일한다는 증인의 말에 귀먹고,
SMT의 기약없는 연기에 눈멀었습니다.
투자도 사람의 일이라, 매수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두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3년 폭락은 뜻밖의 일이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손절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매도버튼을 누르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희망의 엔진 토큰들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파워업할 때에 13주 락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손실을 외면하고 가치에 집중할 때에, 결국 이익으로 만날 거라는 희망님의 회로를 믿습니다.
아아. 님은 이제 100원대를 마주하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우리의 님이, 침묵을 깨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할일을 조곤조곤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