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준비란 시간, 돈 그리고 짐이라 하겠다. 여기서는 짐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우선 배낭[背囊]이란 한자보다 ‘짐’이란 우리말이 나는 좋다. 짐은 뜻이 넓고도 깊다. ‘지다’의 명사형으로 ‘다음’ 사전에는 그 뜻이 세 가지로 나온다. 1.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하여 챙기거나 꾸려 놓은 물건 2. 맡겨진 부담이나 책임 3. 수고롭고 귀찮은 일이나 물건.
그렇다면 짐은 짐이로되 ‘꽃짐’이 어떨까. 우선 무겁지 않아야 한다. 되도록 현지에서 해결한다. 욕구를 크게 줄인다. 꽃처럼 향기로우면 좋겠다. 이 때 향기란 다른 말로 하면 ‘설렘’이라고 하겠다.
이번 여행은 토종 과일 나무를 찾아가는 길이다. 저 멀리 강원도로 간다. 토종 배나무와 능금나무를 찾아서. 원주로, 인제로, 평창까지.
나무를 찾아가는 것이지만 결국은 사람이다. 그 나무를 지키고 가꾸어가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근데 사람을 만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게 많다. 그분들이 미리 이루어놓은 성과들을 웬만큼 알고 가야한다.
그래서 지금은 틈틈이 공부를 하고 있다. 이게 참 즐거우면서도 벅차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들을 묵묵히 해왔던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제에 있다는 무심이 배. 씨가 없고 표주박처럼 생겼단다. 과육이 많고, 단맛이 풍부하며, 서리를 맞은 뒤에 먹어야 제 맛이란다. 인제의 어느 교사가 되살렸다는 것도 참 인상 깊다.

때문에 짐을 꾸릴 때 가장 먼저 챙겨야할 게 부분이다. 그 다음은 만남의 성과를 기록할 노트북과 카메라. 그 다음부터는 선택이다. 넣어도 그만, 안 넣어도 그만이다. 되도록 설렘을 더 넣고, 부담은 더 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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