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백담사로 가는 길. 곳곳이 황태구이 집이다. 지역 특별 음식이니 먹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들린 곳은 '백담 황태구이.
식당을 들어서면 한 켠에 황태와 산나물을 판다. 바로 앞에는 황태를 말리는 덕장 사진에다가 황태 두 마리를 걸어두었다. 이 곳 용대리가 황태 최대 생산지란다.
주인장한테 물어보았다. 어떤 점이 좋은 지?
"이 지역이 명태 말리기에 좋은 곳이거든요."
"어떤 점에서?"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고, 일교차도 크고, 눈도 많이 오고..."
"눈도 영향을 주나요?"
"그런가 봐요. 눈을 흠뻑 맞고 얼었다 녹고 마르면서 황태 빛깔이 더 잘 난다고 해요."
검색해보니 ‘황태’는 지역과 말리는 법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 그러니까 ‘오지 산간 눈밭에서 오래도록 잘 말린, 살이 노란 명태’다. 원래는 함경도 원산에서 명태를 많이 잡았고, 이를 말리는 기후조건도 좋았다. 우리나라에서 그와 가장 비슷한 기후 조건을 갖는 곳이 바로 인제 용대리란다. 겨울밤에는 영하 30도 가량 떨어지기도 하고, 눈도 많고, 바람도 많다. 바람이 얼마나 많이 부는 곳인지, 식당 앞에서 멀지 않는 곳에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얼추 넉 달을 말려야한단다.
뭐든 알고 먹으면 맛이 다르다. 우리 일행이 세 사람이니 황태 구이 2인분과 더덕 구이 일인 분을 시켰다.
막상 밥상을 받고 보니 우리 입맛에는 양념이 과하다. 황태 자체가 가진 깊은 맛을 느끼기가 어렵다. 대신에 국물은 황태 우린 물이라 조금이나마 맛을 더듬어볼 수 있었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가면 차분하게 황태 자체의 맛을 보리라.
바다 맛, 햇살 맛, 눈 맛, 바람 맛, 사람 손맛까지 두루.

맛집정보
백담 황태구이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