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과일나무 첫 모임을 하면서-순간을 영원으로(#148)

내 아내는 과일 나무를 참 좋아한다. 그것도 가능하다면 토종 나무를.

그러다가 올해는 관련 모임을 꾸렸다. 처음 생각에는 열 사람 내외 정도 모일 거라고 보았다.

근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관심들이 많았다. 전국에서 30여 분이 오셨다. 시골에 살고 있는 사람은 물론 서울에 살지만 이런저런 꿈으로 토종 과일나무를 심고 싶어 하는 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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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비가 와서, 모임을 농장에서 못하고 마을 회관에서 했다. 전체가 돌아가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만 해도 한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알차고 풍성했다. 사는 곳, 왜 관심을 갖는지, 어떤 나무들을 키우고 있는지....그리고 참석한 분들이 연령대가 생각보다 낮았다. 20대와 30대가 제법 있었으니까.

소개 뒤에는 각자가 준비해온 도시락과 우리 집에서 마련한 시래기 된장국이랑 해서 같이 밥을 나누어먹었다. 간식으로 빵이나 과일 그리고 음료를 가져온 분들도 많았다. 자발적으로, 내 돈 들여가면서 이렇게 참석하는 열정들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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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모임이니만큼 앞으로 계획이나 일정을 나누었다. 전국에 흩어져있는 토종 과일나무 현황을 알아보고, 이를 지역에 맞게 심기로 했다. 또한 모범이 되는 농장이 있다면 견학 일정도 잡기로 했다. 전국 단위 정기 모임은 분기별로 하고, 필요한 모임은 그때그때 번개 모임으로 하기로 했다.

오늘 모임에서는 아내가 일괄 구입한 토종 복숭아인 홍도를 나누었다. 심는 방법을 공유하고, 과일 농사를 잘 짓는 분이 나무 가지치기에 대한 강의를 간단히 해주셨다. 다음 번개 모임에서는 녹니라는 토종 자두를 구하기 위해 문경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 번 정기 모임은 양앵두가 익어가는 5월 말로 잡았다.

토종 씨앗 모임은 전국적으로 많이 생겼고 나름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하지만 이 모임이 앞으로 어찌 굴러갈지 모른다. 나무는 일반 씨앗과 달리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 감나무는 자식보고 심고, 호두나무는 손주를 보고 심는다는 말도 있을 정도니까.

나는 이런 꿈도 가져본다. 이 모임이 잘 발전하여 남북한 토종 과일 나무에 대한 유전자원을 서로 교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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