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는 진눈깨비에다가 심하게 바람까지 불었다. 아내가 뜬금없이 제안을 한다.
“날씨도 꾸리구리한데 우리 식구 오랜만에 고스톱 한번 칠까요?”

고스톱이라. 정말 오랜만이다. 아마 10년도 더 된 거 같다. 규칙을 거의 다 까먹을 정도니까. 아들과 셋이서 기억을 되살리고, 규칙을 다시 확인해야했다. 그리고 비록 식구지만 재미를 위해서 조금이나마 돈을 걸기로 했다.
막상 해보니 고스톱은 정말 냉혹한 게임이라는 걸 절실히 느낀다. 제로섬 게임 [zerosum game]. 누군가가 돈을 딴다는 건 또 누군가는 ‘반드시’ 잃는다는 걸 말한다. 어쩌면 내가 그동안 흥미를 잃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비록 현실에서 쉽지는 않지만 되도록 넌 제로섬 게임 (non-zerosum game)이나 윈윈(win-win)게임이 좋으리라.
제로섬 게임으로는 사회가 발전하기 어렵다. 개인 역시 그렇다. 발전을 고사하고 탐욕과 도박으로 병든다.
고스톱 규칙을 따져보면 소름이 돋는다. 독박, 광박, 피박, 낙장불입...어떻게든지 상대방한테 바가지를 씌우려 하고, 상대방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며 오히려 즐긴다.
윈윈 게임에서는 서로 상대방을 격려한다. 자신이 가진 걸 기꺼이 나눔으로써 그 가치가 배가 된다. 스팀잇에서 포스팅 역시 윈윈 게임의 하나일 것이다. 자신이 가진 지혜나 경험 또는 기술들을 나눔으로써 자신을 실현하고,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물론 저작권 관련 분쟁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렇다고 나는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