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포장 쓰레기를 버리면서-작은 습관의 힘(#121)

선물 받은 지 제법 오래된 술이 있었다. 그제 귀한 손님이 와서 내어놓았다.

그런데 포장이 장난이 아니다. 해외여행을 마치면서 현지에 사온 술이라 더 그런 거 같다. 일단 겉포장이 아주 화려하다. 고급 선물처럼 꾸미기 위해 온갖 장식을 했다. 겉포장을 어렵게 벗기니 속포장이 두 겹 세 겹이다. 던져도 깨지지 않도록 스티로폼에다가 담고 그 위를 다시 천으로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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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마실 때는 좋았다. 그런데 오늘 이를 버리는 데 아득하다. 재활용이 되는 부분을 분리해야하는 데 낑낑 대면서 해야 할 정도였다. 포장재들이 얼마나 질기고 또 딱딱하던지. 잘게 조각내어 쓰레기봉투에 담는 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다들 알다시피 요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예전에는 대량 생산된 물건을 쉽게 쓰고 쉽게 버려도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비록 공장에서 자동화에 가깝게 대량 생산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소비하고 버리는 건 개개인들이다. 그러다 보니 쓰레기가 대량으로 나온다. 생산은 자동화 시스템이지만 버리는 건 주먹구구식이다. 생산은 기계(로봇)가 했지만 버리는 건 사람이 한다.

그러다 보니 버리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어쩌면 과포장된 상품이라면 생산에 드는 노임보다 버리는 데 드는 노임이 더 비쌀 지도 모르겠다. 물론 버리는 노동을 했지만 그 누구도 노임을 지불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쓰레기 봉투 값을 물어가면서 버려야한다.

이제는 정말 삶의 가치관이 달라져야한다. 생명은 돌고 도는 순환이다. 함부로 쓰고, 함부로 버리면 그 결과물이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를 옥죈다. 우리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이 지구상에 어떤 결과를 낳는 지를 돌아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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