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poem - 구겨진 약봉지

대문.png

구겨진 약봉지@jjy

입을 헤벌리고 의자에 기대
잠든 아들의 가방

촘촘하게 드러난 이빨사이를
훌쩍 월담을 하는 이어폰 줄
가방속이 궁금한 눈을 낚아채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며칠이나 뒤채며 다녔는지
구겨진 약봉지에서
어쩌다 보게 되는 약 이름과
위염 가슴 쓰림 같은
맥 풀린 글씨들이 지나간 자리

입에 달고 살던 이름이
어두운 천정아래서
위염 가슴 쓰림을 이식한다

미술시간 수수깡 껍질에 손을 베었을 때처럼
불길에 눈썹을 그을렸던 날처럼
가슴이 쓰리다 못해 화끈거린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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