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1월-신월동의 바람은 워낙 매워서 살을 두드리면 툭-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좋아! 인터뷰하기 좋은 날이다. 그녀가 차로 마중 나왔다.
스티미언 채굴단 인터뷰-첫번째 여인이고 장소는 그녀의 집.
'음..괜찮을까?...괜찮겠지! 착해보이는데 뭐...'
살룬 유난
그녀의 집은 따스했다.

아! 참 정겨운 공간이다!

여기서 그녀의 곡이 탄생하려니.
언제쯤 같아질까................네 마음은 나와 같지가 않아서
널 그리는 나를 뿌리친다
네 마음은 나와 같지가 않아서
조각난 나를 밀어낸다.
언제쯤 같아질까.
같아지면 잊혀질까.
잊혀지면 쉬워질까..................................................
그녀는 누구와 맘의 퍼즐을 맞추려 했을까?
그녀가 20년째 동거중인 드럼이 사는 방

저 동그란 판이 뭐지? 전자드럼이라고 한다. 오....신기한 세계!
몹시 들어보고 싶었으나 여기는 방음이 아니되어 동네방네 다 소리가 퍼져나간다고-ㅎ...하여 다음 기회에 따로 있는 연습실에서 듣기로 하고-오늘은 그녀의 삶의 음정을, 일상의 리듬을 듣기로 한다.
참 꾸밈없는 모습-마치 한란 한포기 같다.
그녀가 나를 위해 준비한 안심이 후라이팬 위에 놓인다. 묵직하게-!
"어느 정도 익혀드릴까요?"
"깨물면 핏물이 살포시 혀를 적실 정도로 부탁해요."
왠지 더욱 안심이 된다.
그녀는 음악인이며 평생을 음악과 함께 살아왔지만-포스팅은 주로 요리다.
"음악은 포스팅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리고 초기에 한번 올렸는데....찬바람만 휘이이~~~~~~~~~~~아! 그건 힘들었어요.
내가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외면 받았을 때 느끼는 상처-...
요리는 괜찮거든요? 그 흔한 요리 포스팅 중 하나죠. 누가 안봐줘도 아무렇지 않아요. 어차피 난 먹는걸 좋아하고...먹어야 하고...그래서 요리하는거니까요."
그녀는 드러머다. 수십년을 끼고 산 드럼이라면 아마 그녀를 두드려도 더덩! 하는 드럼 소리가 울릴지도 모르겠다는 상상...
누가 그녀를 두드려 돌아보게 했을까?
작년 여름-@hwan100님의 안내로 스팀잇에 입주하게 되었다. 그래서 환님의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살룬을 환영해주었다.
첫 인사에 몇십달라가 보팅되었고....그리고 쉬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문화예술교육사 과정에 등록금이 필요했는데...
환오빠가 연락 왔다.
"스달이 많이 올랐는데 돈 필요하면 팔아서 쓰지 그래? 지갑에 솔찬히 쌓여있더만. 다시 활동도 하고."
그래서 출금하여 70여만원의 등록금을 내고도 남았다고! 와우~^^브라보!
타타: 환님한테 오빠? 나이차가...?
살룬: 한 살이요.^^
'한살 차인데 오빠라. 그럼 난 나중에 뭐라 불려야 적당한 것일까?ㅡ ㅡ;'
"술은 뭐로 하시겠어요? 소주 맥주 와인이 상비되어 있어요."
"와인!"

"이게 우리 집 와인중엔 그래도 제일 기대되는 와인이랍니다."

저 겸손한 새우의 자태를 보라. 세심하게 등껍데기에 칼집을 내어 살을 떠먹기 좋게 해뒀다.
그리고 아스파라거스가 파고든 저 안쪽 은밀한 곳엔 육즙이 터질듯한 안심이.....!
타타: 스팀잇을 하는 목적이 있나요?
살룬: 저를 알리고 싶고 또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죠.
타타: 음악은 어떤 분야인가요?
살룬: 거의 모든 분야? 모두 어줍잖긴 하지만요.ㅋ 어려선 책을 수십권 쌓아놓고 읽었댔어요. 그런데 그게 영양가가 없더라구요. 다 날아가버리는 거에요. 그래서 요즘은-글씨를 손가락으로 만져가며 읽어요.
아! 타타님! 제가 인터뷰할 깜냥이 되나요?
타타: 스토리가 있고 컨텐츠가 있잖아요? 그런데 스스로 홍보하긴 쉽지않을 때-스티미언 채굴단이 그 알림을 돕는거죠.
야아...고기 지대로네요! 뭐로 먹고 살아요?
살룬: 개인지도도 하고요. 예전엔 웨딩축하드럼..그런거 했었는데 요즘은 게임음악 하고요.
타타: 웨딩축하드럼? 그런 경우도 있군요?
살룬: 연예인 결혼식 때 연주해주기도 했어요. 강호동씨 결혼때도 초대받았는데...나중에 남자연주자를 원한다고 해서 깨졌죠.ㅎ
타타: 자신을 소개한다면?
살룬: 작곡하고 드럼치는 음악인입니다.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죠.
타타: 어떤 곡이 있나요?
살룬: 앨범 을 [The Latter]이 있어요. 노래는 성시경 목소리...
타타: 살룬님이 성시경 목소리라고요?
살룬: 아뇨. 내가 만든 노래 제목이 '성시경 목소리'라고요.^^ 그리고 '언제쯤 같아질까' '남자타령' 등이 있어요.
타타: 예술인 중에 롤 모델이 있다면?
살룬: 고호요. 그렇게..죽고나서라도 인정 받고 싶어요.
타타: 살아서도 인정 받으세요. 살룬님의 노래-분명한 하나의 세계가 있어요. 삶도 윤택해질 자격이 충분하죠.
살룬: 게임해요.
타타: 네?

원 세상에...집에 게임기가 이렇게 있는건 처음이다. 그녀는 관우-난 장비가 되어 몇판 치고받아본다.^^
우린---두 개의 공간에서 만난건가?
돌아오는 길도 정류장까지 바래다주는 살룬-
다음에는 그녀의 음악을 들어야겠다.
바람은 여전히 차고 내 가슴은 한없이 따스해진 채로-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