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거지이야기 (횡설수설 주의)

코인급락장에 마음이 착찹한 분들이 많으시겠군요. 오늘은 다소 황당한 이야기의 주인공 거지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한 거지가 있었습니다. 거지는 손을 한 번 내밀 때 마다 1원을 받았습니다. 거지는 혼자 구걸을 해서는 도저히 답이 없겠다고 생각해서 알바생을 구하러 다니다 가난한 패셔니스타를 만납니다.

"옷살 돈이 없어"
"알바해 볼래? 한 번 내밀면 1원 생기는데"

어차피 옷살 돈이 없어서 활동을 못하는 패셔니스타는 바로 이 색다른 알바를 선택합니다.

둘은 함께 손을 내밉니다. 이젠 한 번에 2원이죠. 아닙니다. 패셔니스타는 거지보단 나름 사회적 경력 때문에 한 번 내밀 때 마다 2원, 합쳐서 3원입니다.

생각해보니 더 많은 알바생들을 구하면 되겠단 생각이 든 거지는 다시 찾아 다니다가 물감비가 없는 화가, 기타줄을 못사는 롹커, 후진 피아노를 가진 피아니스트, 추구공이 너무 낡은 축구선수, 연구비가 필요한 과학자, 환자가 없는 의사, 사건이 없는 판사를 차례로 만납니다. 그들도 패셔니스타처럼 순순히 거지 알바에 동참합니다.

돈이 슬슬 불어납니다.

이젠 손 내밀 때마다 200,000원 정도입니다. 하루 100번 정도 손을 내밀면 20,000,000원 정도는 거뜬합니다.

다음날 나간 거지는 돈을 바치는 사람이 없어서 화가 나는 왕을 만났는데 그 다음엔 지구에 왔다가 연료비가 없어서 못 돌아가는 외계인, 그리고 안돌아오는 외계인을 찾아온 외계인 여친도 함께 발이 묶입니다. 다 돈 때문이죠. 거지는 이 모두를 알바로 거느립니다. 이제 거지알바부대는 엄청난 산업이 됩니다.

이들이 한번에 손을 내밀면 한 번에 1,000,000원 정도는 들어옵니다. 하루 100회면 100,000,000원입니다.

이제 구걸로 들어오는 돈은 점점 불어나는데 따라서 수입에 따라 거지는 알바들의 복지차원을 생각해야 합니다. 복지차원에서 화가를 위해 예술의 쩐당을 사주고 축구선수를 위해 짬실 경기장을 사줍니다. 과학자를 위해선 국꽈소를 사줍니다. 거지에 대한 알바들의 충성도도 점점 늘어납니다. 애사심(?)이 생기니까 구걸을 더 잘해서 돈을 더 잘벌게 됩니다.

손 한번에 10,000,000원입니다. 하루에 10억이 생깁니다.

현금이 너무 많아져서 건물을 사들입니다. 미술품을 구매하기로 합니다. 피카초, 몽키, 다비쳐, 크흐 등 유명한 작가들의 미술품들을 800억, 1500억, 3000억을 주고 사들입니다. 그래도 돈이 남습니다. 이미 몇 달 전에 사 둔 5000억짜리 건물이 1조로 뛰었습니다. 천억대 미술품들도 조단위로 다 뛰었습니다. 이제 기업을 인수합니다. 카카옹을 10조에 인수합니다. 네이바를 21조, 페이스쿡을 70조에 인수합니다. 이제 도시를 목표로 합니다. 1000조에서 1000경 정도밖에 안합니다. 잠깐 볼일 보러 두어시간 다녀오면 10조에서 20조 정도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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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데 이게 "거지 키우기"란 게임입니다.
화면터치 한 번이 손 한번 내미는 건데 현재 제 명성도에선 3700만원 정도가 생기고 손놓고 있으면 알바들이 초당 자동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47억이죠. 잠깐 있는데 28조 정도가 생겼군요.

그래픽도 조악하고 좀 유치한 감이 없지 않은데, 단순합니다. 제작자가 선택한 소재도 재밌고 말이죠. 상상도 해봅니다. 돈을 이정도로 벌어들이고 또 갖고 있으면 어떤느낌인지도, 1억 스팀 정도의 파워를 하룻동안 빌려서 휘두르고 다니면 이런 느낌일까요? 문득 억대의 엄청난 스팀파워를 1시간 씩 무상으로 멸치에게 빌려주는 이벤트는 어떨까… 뭐 별생각을 다 해봅니다. 상상은 자유니까요. 꼭 소개하고 싶은 게임이었는데 쓰고 나니 흥미를 느끼실까 싶기도 하네요 그냥 횡설수설입니다. 아 끝내야 할 숙제들이 많은데 이러고 있습니다…-_-;


지금 글을 쓰면서 오른손으론 '거지키우기'를 하고 모니터 한켠에선 드라마를 보고 있습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삶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을 주물럭 거려주는 드라마 때문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조금은 아련해 지다가 또 이 게임을 하다가… 이 드라마가 왠지 만지는 감정수위가 익숙하다 했는데, 응8과 같은 작가라더군요… 사실인가요? 어쩐지… 드라마도 게임도 이게 픽션이란 매체의 성격도 그렇고 더구나 감빵생활과 걸인이란 주제는 조금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긴 합니다만 어쩌면 이런 양극의 차이가 정말 우리 보통의 삶과 명확히 다르긴 한가 싶은 생각도 해보면서 말이죠. 인생이란 단어를 이렇게 잘 설명한 드라마가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게임이야기를 하다가 드라마로 끝냈습니다만 (그래서 제가 횡설수설이라고 했잖아요!) 생각해보니 특이하게 '돈'과 '자유'란 두 가지 대비 혹은 상반된 주제를 다루고 있기도 하네요. 뭐 이런저런 생각은 많이듭니다만, 실전에선 그냥 살아보는게 최고죠. 인생에 대한 생각은 가상세계에서 즐기시고, 현실에선 그냥 막 사시죠. 함께요. 급락이 있었으니 또 그만큼의 급등도 있지 않겠습니까. 다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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