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발에는 활이 있습니다. 인대와 힘줄로 이뤄진 활시위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발을 내딛을 때 눌러졌다가, 즉 활시위가 당겨졌다가, 발을 지면에서 떼면 다시 수축된다고 해요. 그러면 활이 발사되듯 발이 땅에서 떨어집니다. 그래서 힘을 아끼면서도 걸을 수 있습니다. 탄력이 좋은 운동화보다 우리 발 자체가 그런 역학구조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탄성이 좋은 운동화는 본래 있는 기능을 퇴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탄력적 역학구조 덕분에 인간은 장거리 달리기에 능한 존재가 됩니다. 심지어 장거리 달리기도 따지면 말도 이길 수 있다고 하네요.
95년 역무녹대수청병을 마십니다. 겨울을 지나고, 한해를 지나니, 더 겦어졌습니다. 혀를 마르게 하여 민감하게 미각을 살려주는 탄닌은 여전합니다. 거기에 달굼을 하는 듯한 열감도 더 깊어졌습니다. 삼향도 살짝 납니다.
아킬레스 건에 달굼의 느낌이 드는 건, 왜 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아킬레스건은 심줄(마음의 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