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업으로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습니다. 책도 읽으면서 방문객과 이야기도 나누고, 좋아하는 작가의 북토크 행사도 해보고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서점이라는 것도 '장사'라는 것을 잊은 얼토당토 않은 로망스입니다. 그것도 전업도 아니라 부업이라니.
요즈음 독립서점이 꽤나 인기입니다. 대형 서점의 분점이 아닌, 자신들만의 독특한 컨셉으로 승부하는 작은 서점들. 방문객도 좀 있어서 복작복작하니 매출도 많아 보이고 잘 되는 것 같죠. 아나운서 오상진-김소영 부부의 '당인리 책 발전소'는 그 지역 핫플레이스입니다. 위례에 분점을 하나 더 내기도 했죠.
하지만 대부분의 책방은 2년 안에 문을 닫거나 이동한다고 합니다. 건물 계약금을 감당하기가 어렵고, 매출이 그만큼 나오기 어려워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달에 책 100권을 파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놀랍죠. 그 많은 사람들이 책방만 구경할 뿐, 책을 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 사실 꿈에 부풀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음식점 장사가 쉬워보이지만 백종원의 '푸드 트럭'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면 다방면에서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듯, 장사는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여기 자신의 꿈인 책방 운영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1년 반 남짓 동안 책방을 시작하기 전 준비부터 책방 문을 닫기까지의 과정, 어려움,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 자신의 고민이 농축되어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 아니라 끙끙 고민한 흔적을 남긴 기록입니다.
지난 겨울부터 고민은 깊어져 갔다. 이대로 책방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처음의 다짐과 달리 아쉬운 게 많아졌다. 그 애꿎은 마음이 자꾸 고민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취미로 가져야 한다는 말도 있죠. 그렇듯 책방을 했던 것이 잘못된 선택이었고, 시간을 낭비한 것이 아닐까라는 질문 앞에서 지은이는 '나다운 삶'과 '후회없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담담히 알려줍니다.
한번 쯤 되돌아봅니다. 무엇이든 얼핏 보고 어렵다 싶으면 아예 시작할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