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스팀 까는 글, 탈중앙화의 모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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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려 노력해도 부정적으로 될 때가 있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 예상치 못한 어뷰저들에 의해 난도질을 당할 때다. 국가의 복지 사업이 도둑놈들의 혈세 잔치로 변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것은 알고 있다. 암호화폐도, 스팀잇도, SMT나 커뮤니티도 모두 좋은 의도로 시작한 것이고 시작될 것들이다. 거기에 기대하는 사람도, 임대주는 사람도, ICO에 참여하는 사람도 모두 그런 좋은 면만 보면서 기대를 하는 거다.

하지만 현실은 헛점을 노리는 사람들이 더 많다. 코드의 구멍을 노려서 해킹을 하고, 암호화폐를 기존의 돈벌이로 이용하고, 스팀을 어뷰징하고, 스팸으로 도배하고...

탈중앙화라는 말 자체가 공산주의만큼이나 이상론이라는 의견에 이제는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런 개념들을 창시한 성인군자급의 사람들은 타인의 기준을 자신으로 삼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현실은 힘들다. 인간의 절반이 선인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악인이다. 투표를 해도 저런 미친 놈이 과연 1표라도 얻을 수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는 수백, 수천, 어떨 때는 수만표를 얻기도 한다. 세상에는 그렇게 제정신 아닌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본성이 일그러진 사람들을 사회 구성원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포용하며 규제하면서 도달한 것이 지금의 사회다. 여전히 이 사회의 체제나 법규를 보면 헛점이 많다. 범죄자들은 그 헛점을 노리며 선량한 사람들을 착취하고 살아가고 있다. 사회의 진보란 그런 헛점을 줄이고 그런 악한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시켜 오는 과정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탈중앙화란 완벽한 중앙화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완벽하게 모든 것이 통제될 때야만 비로소 모든 것이 통제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울 수 있다. 말 그대로 무제한의 자유를 용납하는 순간, 싸이코패스 범죄자 한 명에 의해 나머지 모두가 학살당할 수도 있는 여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모든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코인 역시 그 개발자와 커뮤니티에 의한 중앙화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개발자가 손 떼고 커뮤니티가 사라지는 순간 코인은 망한다. 탈중앙화라는 것은 결국 구성원 모두에 의한 중앙화라는 말과도 같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민주주의의 의미 아니던가.

때문에 절대적인 자유란 절대적인 규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스팀잇 역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허용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절대적인 규제 역시 불가피하다. 그렇지 않다면 모두가 어뷰징하고 모두가 펀드만 하면서 스팀보상을 팔아서 다른 코인을 사는 행위를 하게 될 텐데, 결국 그런 행위는 자기 파멸을 불러일으키며, 가장 먼저 커뮤니티를 배신하는 사람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부분은 스팀잇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말하곤 하지만, 좋은 뜻으로 시작한 것들이 연달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현상을 볼 때마다 부정적인 마음이 드는 것을 방관할 수는 없다. 이런 식이면 커뮤니티도 SMT도 결국 어뷰저만 배불리다 스팀잇이 망하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강력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규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어뷰징에 대해 완벽하게 규제할 수록, 그 외의 발전적인 모든 자유가 보장된다. 규제가 없는 자유란 맑은 물이 한 방울의 잉크로 인해 전부 흐려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인터넷 초기 수 많은 커뮤니티가 생겼지만 살아남아 발전한 커뮤니티는 모두 공통점이 있는데, 규제가 철통같이 지켜졌다는 것이다. 음란물, 스팸, 불량유저들에 대해 칼같이 정지와 탈퇴를 시켰다. 그 결과가 지금의 대형커뮤니티다. 그렇지 않고, 인터넷은 자유롭다느니 개인의 자율을 중시한다느니 한 곳은 모두 망해 사라졌다. 왜냐면, 선인과 악인이 반반이라 할 지라도 악인 한 명이 선인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팀잇이 발전하려면 그 모든 사소한 어뷰징에 대해서도 강력이 제재를 가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개중에는 예외적으로 나쁜 의도를 가진 행위가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일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예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스팀에서 나온 보상을 팔아 다른 코인을 사는 행위는 당연히 스팀의 가치 하락을 가져온다. 그런 행위 자체가 스팀이 의미 없다는 생각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코인을 팔아 스팀을 사야하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스팀보상으로 다른 코인을 사는 펀드는 강력히 규제되어야 한다. 그런 행위가 용납되면 참여 안 하는 사람들만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고, 결국 모두가 그런 행위에 동참하면 스팀은 진짜 말 그대로 0원으로 수렴할 수도 있다.

그 외의 모든 어뷰징도 마찬가지다. 스팀에 해가 된다고 여겨지는 행위는 강력하게 규제되어야 한다. 어뷰저들의 주장은, 그런 행위는 해를 끼치는 행위가 아니고, 오히려 그런 행위가 보장이 되어야 스팀도 발전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당장 생각해보라. 좋은 의도로 시작한 사업들이 어뷰저에 의해, 그리고 규제의 느슨함으로 인해 악용되고 남용되면 스팀은 가치를 상실한다. 당장 모든 대세글과 인기글과 피드에 어뷰징만 가득하다고 생각해보라. 그 어뷰징에 참여하지 않는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눈살을 찌푸리지 않겠는가?

탈중앙화라는 것은 아무런 이정표 없이 규율을 만들어가는 행위인데, 그 끝은 모든 구성원에 의한 완벽한 중앙화다. 하지만 이 블록체인과 스팀잇은 애초에 그런 모순된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갑론을박만 계속 하며 표류 중에 있다. 이런 시기에는 나 역시 생각이 복잡해지면서 도무지 긍정적인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

부디 탈중앙화에 의한 자율적인 발전을 원한다면, 그러한 가치에 반하는 모든 어뷰징과 스팸에 대해서도 강력한 규제를 행해주기를 바란다. 그런 반대방향으로 향하는 악의적인 행위까지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면 사회 자체가 성립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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