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may be richer than me, but you will never be free like me

Capitalism에서 Humanism을 찾는 프로 노숙자, @rbaggo 입니다.
한국 분들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이탈리아 루트는
베니스 - 피렌체 - 피사 - 친퀘테레 - 로마
입니다.
아쉽게도 제가 소개할 도시가 빠지게 되는데요.
오늘은 이탈리아 북부의 숨은 보물,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베로나(Verona)입니다.

사실 이탈리아는 히치하이킹이 진짜진짜 안되는 악의 3축(스페인, 이탈리아, 크로아티아)입니다. 정말 잘 안 태워주는데, 도로도 개떡 같고(집 근처 주유소에 가려면 고속도로를 횡단해야 합니다. 고로 차가 있어야만 갈 수 있습니다.), 남자는 투명 인간 취급을 하는데, 여자는 잘 태워줍니다..ㅠㅠ
그러던 중 밀라노에서 베로나로 히치하이킹을 하던 날, 공항 근처 고속도로에서 내려 준, 드라이버는 떠나고, 4시간이 지나도록 차가 안 잡혀 고속도로를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죽게 생겼었습니다. 가진 물은 다 떨어져가고... 매우 더워서 탈수 증상은 심해지고 있었죠.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탈리아 심카드는 없었지만, 긴급 전화로 911 경찰에 전화했습니다. 경찰이 제 위치를 찾지 못해 우려하던 중, 어떤 한 형님이 다가옵니다. 아직도 히치하이킹을 하고 있냐고..
그렇습니다. 이 가족은 2시간 전에 다른 방향으로 향하던 차였습니다. 가는 길에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고 있던 저를 보고는, 방향이 달라서 못 태워줘서 아쉬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다시 돌아올 때도 있다면 태워주자고 하고 떠나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차도 태워주시고, 내려주실 때는 근처 마트에 들려 물이랑 과일을 사주시고 떠나셨네요. 진짜 4시간 개고생한 열분이 싹 가시고, "내가 이래서 히치하이킹을 하지" 하고, 제 여행 중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역시 세상에는 돈과 관계 없이 남을 돕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차를 안 태워주는 게 나쁘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제 여행은 어디까지나 "물질로 가치를 구매하는 Capitalism 사회에서 Humanism이 살아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행입니다.

베로나(Verona)에 도착했습니다.
제게는 제가 선호하는 여행지에 대한 기준이 있습니다.
그 나라 혹은 그 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문화들이 있는가?`
그리고 장기여행자라서 그런지 관광화, 상업화 된 것을 싫어합니다. 예를 들면 베네치아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멋진 운하, 아름다운 부라노 섬, 리도 섬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지만, 물품을 판매하는 모습은 흡사 도떼기 시장을 연상케 했습니다.
그에 비해 베로나는 평화로움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한 곳을 제외하면 말이죠.
이 곳은 줄리엣의 집입니다. 기억하시나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가 줄리엣 집으로 찾아가 발코니에 있는 줄리엣을 바라보며 건네는 말들. 그 배경이 되었다고 추측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 곳을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인해 북적였습니다.

줄리엣의 집으로 향하는 입구 벽면에는 방문객들이 남긴 수많은 사인과 메모로 인해 예술 작품 같아 보였습니다.

줄리엣의 집입니다. 오른쪽 2층의 발코니에도 올라가 볼 수 있습니다. 반대 편 쪽에는 각종 기념품을 팔고 있었는데요. 들어가보니.

기념품 외에, 재봉틀 기계를 가지고, 실로 사람들의 이니셜을 새긴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니셜을 새기는 것은 바로바로 눈 앞에서 새겨주는데, 이 분들도 금손입니다. 가서 모셔 와야겠습니다 ㅎㅎ

이 곳에는 동상이 있는데요.
이렇게 가슴에 손을 얹고 사진을 찍으면,
행운이 온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질서 있게 줄을 서서
1명씩 사진을 찍게 됩니다.

저는 남들과 똑같은 포즈로만 찍는게 싫어서,
이렇게 찍고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D


이후에는 어느 교회에 가게 되었는데, 스테인드 글라스가 특이했습니다. 우리가 알던 그런 양식이 아니었고, 마치 회화를 그려놓은 느낌을 가진 유리창이었습니다. 르바는 이런 특별한 곳을 좋아합니다.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양식이거나, 남들이 몰라서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움들.

저녁에는 광장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계 다리? 뭐라고 불러야 하나...

원형 경기장에서 무언가 준비를 하는 듯 보였습니다.
경기 표는 사지 않았기에, 들어갈 수는 없었고,
그 앞에 전시해 둔 철제 모형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조각품의 규모가 큰 것을 봐서는 꽤나 큰 퍼포먼스가 예정되어 있는 듯 합니다.

광장에 있는 분수대인데, 조각품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다른 도시에서도 조각품으로 만들어진 분수는 많이 봤는데,
유독 베로나에서 더 특별한 아름다움을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베로나를 좋아했던 이유는 문화 또는 건물이 잘 보존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이 다리를 건널 때, 참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북적이는 여행지와는 달리 그 건축물, 문화에 더 집중하게 되는
베로나 만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앞에 가던 사람들이 실루엣처럼 찍혀서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이탈리아 여행 일정이 조금 넉넉하시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나러 베로나에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르바의 여행기는 여기까지!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히치하이킹을 그냥 하지 마세요...
시간이 넉넉한 장기 여행자도 힘든 나라입니다.
정신 건강에 해롭습니다..ㅠㅠ
Pay out 이후에 @jungs님께서 만드신
@보팅주사위2 를 돌려(제가 돌립니다)
숫자가 큰 순서대로 1,2,3위까지 0.5 스달을 송금해드립니다.
보팅/댓글/리스팀은 제게 큰 도움이 됩니다. 해당 글을 리스팀해 주시면 매우 약소하지만 보팅해드립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제발
스팀잇 내, 금손들의 그림을 보러 오세요 :D
[#kr-art] 르바 미술관 3회차[@a~l]
[#kr-art] 르바 미술관 3회차[@m~z]

저와 Ciapek을 그려주신 @zzoya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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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Ciapek을 그려주신 @zzoya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