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주절주절] 책#1 엄마생각에 울고 웃은 "엄마야 베낭 단디메라"

엄마랑여행하는 딸을 처음본건 네팔에서 였습니다. 부모님이 멀리 잘 안 보내주셔서 일년을 설득해서 스물여섯에 첫 해외여행을 인도로 갔었습니다. 인도여행을 두달간 잘하고 네팔에서 쉬고 있을때 만난 두 모녀는 그때 제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두달을 여행하고도 나는 그냥 여행자였는데 초등학생 딸과 엄마는 이미 현지인처럼 아주 자연스럽고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지금은 학교를 안 가고 여행가는 부모들이 제법 많이 있지만, 2003년 그때는 부모동의하에 결석은 가능하지만, 아직 많은 부모들이 학교를 안 보내고 여행을 가는 일은 흔하지 않을때 였습니다. 지금도 전 가끔 그 아이와 엄마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때 전 알고 있었나봅니다. 이렇게 부러운 그녀와 그녀의 딸이 하는 여행을 저는 할수 없을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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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soo 님께서 빌려주신 @twohs님의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라는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왜케 잼있는건가요.... 완전 빵 터졌습니다. 저는 아직 도미토리에서 자본적도 엄마랑 단 둘이 여행을 해본적도 없지만 그래도 공감가는 부분은 많이 있었습니다. 그 책에 나오는 어머님과 저희 엄마가 너무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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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책 사진을 올려도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여행준비전부터... 무조건 반대하셨고 화내셨습니다. 그때 당시 친구들은 유학도 가고, 집에서 유럽베낭이나 어학연수를 많이 보내기 시작할때였는데, 왜 난 내가 번돈으로 일년이나 설득해서 가야하는건가 하는 억울함에 많이 서러웠었었습니다. 단순히 그때는 돈쓰고 무서운데 가는 게 그 차제가 싫으신줄 알았는데 이책을 보고나니 부러워서 였을수도 있다고 생각이됩니다(그래도 여행중에 전화하면 화내고 울고 이런건 아직도 전 이해가 안가기는 하지만, 이래서 더 오래 여행하고 돌아올수 있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어짜피 화내실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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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나오는 만화에서 대화는 완전 이해 절정판입니다!! 얼마나 빵터지게 웃고 울었는지...(전 개인적으로 만화책은 머리 아파서 잘 안 보는데;;; 이책에서는 너무 잼있습니다.) 이거해도 별로 저거해도 별로 결정하면 니가 하고 싶으면 하라는... 이말은 정말~~ 여행이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정말 속터지는 일입니다... 엄마는 잘 모르잖아... 니가 좋으면 다 좋아... 이말로 다 되는건 아닌데... 그리고 나중에 다 좋았다고 하지도 않으실꺼고...나도 모른다고... 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짜피 말해도 소용없고... 분위기만 엄~ 해질테니 참아야 하죠~~ 대화를 하는것도 엄마도 노력해야 되는거라고... 라고 말하고 싶지만... 말하면 제가 수습할 상환만 더 늘어나니 참곤합니다... 엄마니까... 이 생각으로 많은 부분을 조용히 넘어가는데... 엄마는 또 생각이 다르시겠죠...같이 뭘하면 좋을까 생각하고 정하는 일은 같이 하지 않으면 정말 힘든일이 아닐수없습니다... 게다가 여행은 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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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심을 숨기려면 차라리 끝까지 꽁꽁 숨기면 좋을텐데, 꼭 뒤 늦게 나타나는 엄마의 본심이 내 승부욕을 자극한다. 표정에 드러나는 것처럼 솔직하게 한마디만 해주면 좋을것을. 엄마는 결코 말하는 법이 없고, 자꾸 나와 스무고개를 하니 문제인것이다. 사소한 일이야 참을수 있지만 목돈을 들이는 베낭여행이라는 생각에 나의 참을성은 조금씩 바닥을 드러냈다.

저자의 엄마는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언니에게 서러움 폭발하셔서 저자를 곤란하게 하는 동시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온동내 자랑은 딸하고 간 여행입니다... 그러실꺼면 딸 마음을 좀 편하게 해주시지... 지나고 나면 다 좋치만... 그 당시에는 그게 안 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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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힘들게 시간을 내고 돈을 투자해서 간 여행인데.... 여행은 서로가 최선이어야 하고, 마음이 편한게 최고 인것 같습니다.... 같이 있으면 힘들고... 그렇타고 따로 있으면 걱정되고 미안한게... 가족이겠죠? 친구나 선후배 였으면 잘 얘기해서 따로 여행해도 좋고 아니면 따로 가고싶은곳을 다니다 다시 만나서 같이 시간을 보내면 되는데, 유독 가족은 그런게 안되니 서로 신경 많이 쓰고... 배려하다...그래서 더 서운한일이 많은것 같습니다.

저희 자매가 아직도 결혼을 안해서 엄마 아빠를 걱정 시키고 있지만.... 가끔 긴연휴나 명절때 같이 여행을 할수 있는 자매가 있는건 너무 좋은일인것 같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더 더 생각나고 그립니다... 개인적으로 전 동생바보라 더 그런거 같습니다. 지난 여행에는 엄마도 모시고 올껄 엄청 후회했지만... 동생이 너무 지쳐 있어서 급하게 정한 여행이라 준비가 안 되있어서 둘이 여행을 했는데... 두고두고 동생이랑 그때 엄마도 모시고 갈껄 그랬다며 얘길 하곤합니다... 엄마랑 하는 여행은 생각보다 자금도 넉넉해야하고, 무엇보다 준비를 단디해야하기때문에 마음은 있지만 실행하기는 힘든것 같습니다. 여행이 시작되면 생각보다 엄마는 훨씬 적응을 잘 하시지만, 나이가 들수록 여행을 할수록 점점 준비를 못 하고 떠나는경우가 많아서 그런걸까요? 모든게 다 핑개겠죠?

언젠가부터는 동생이랑 가는 여행에 엄마가 계속 툴툴 대시는게 부러워서 라는걸 알고 있지만... 가끔은 살짝 모르는척 합니다...

하지만 꼭... 다시 엄마 아빠를 모시고 여행해야지 다짐합니다...

​이 책이 과거의 나의여행과 지금의 나의 여행에 항상 엄마에게 가졌던 미안함이 잘 표현되서 더 마음의 공감이 많이 된것 같습니다. 엄마의 전화를 한시간 두시간이고 들어주다 오늘은 밖에 있다고 안 받은것이 갑자기 마음에 딱 걸리네요... 내마음이 편해야 엄마께 잘 해드리니까는 핑개겠죠? 하지만 오늘도 이런 핑개로 위안 삼고, 내일은 잘 받아야겠습니다. ^^

깊은밤 간질간질 주절주절 부끄럽게 쓰고 올려봅니다.
그럼 주말 밤 굿밤 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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