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행복까지 30일(The Crow's Egg) -순간을 영원으로(#56)

행복까지 30일.jpg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힐링 영화. ‘행복까지 30일’, 원 제목은 The Crow's Egg(까마귀 알)입니다. M. 마니칸단 감독의 인도영화입니다.

배경은 인도 가난한 빈민가. 그 곳에 사는 두 어린이가 주인공입니다. 이 곳에 피자 가계가 들어서면서 이 아이들의 일상이 크게 흔들립니다. 달걀조차 먹을 수 없어, 아이들 스스로 나무에 올라가. 까마귀 알을 꺼내먹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피자. 하지만 이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피자를 먹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아이들에겐 너무 흔한 피자. 많은 걸 어른들이 대신하여 정작 아이들은 스스로 무얼 해야할 지 모르는 장면들과 겹치곤 합니다. 때로는 때 묻지 않는 동심에 웃음을 짓게 하고, 때로는 가난과 불평등 때문에 가슴 아파 하면서 보게 됩니다. 가끔 배경으로 깔리는 인도 음악은 언제 들어도 좋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영화 감상을 방해하기에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함께 문화를 일구기

대신에 제가 이 영화를 이웃들과 함께 보게 된 과정을 조금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저희 집 가까운 작은 도서관에서 기획한 영화감상이었습니다. 다들 여름 나기가 쉽지 않은 요즘, 같이 영화를 보면서 더위도 잊고, 친목의 시간도 갖자고.
영화 감상.jpg

여러 사람의 추천으로 이 영화를 결정하였습니다. 그 다음은 시설 점검. 시골이라 환경이 부족합니다. 도서관은 컴퓨터, TV, 음향시설, 스크린 정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해 『밥꽃마중』을 내고 나서 교육용 빔프로젝트를 새로 마련한 게 있습니다. 노트북과 함께 가져갔습니다. 이를 설치하고 연결하는 건 컴퓨터 전문가 이웃이 담당했습니다. 사서는 손님맞이와 음료와 음식 준비. 간식거리로 풋 옥수수를 쪄온 이웃도 있습니다.

밤 여덟 시, 상영시간이 되자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 얼추 20명이 넘게 함께 보았습니다. 마침 방학이라 아이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편하게 자리하고, 편하게 먹으면서, 편하게 보았습니다.

영화 끝나고도 헤어지기 아쉬워, 한동안 사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었습니다. 시골이 도시에 견주어 문화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사실 문화시설이 부족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문화를 조금 넓게 해석하고자 합니다.

영화를 같이 선정하고, 같이 준비하고, 같이 보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 역시 또 하나의 문화라고.

이는 영화에서 아이들이 피자를 먹기 위해 한 달 동안 얘를 쓰는 과정과 겹칩니다. 어쩌면 피자 자체보다 이를 먹기 위한 과정에서 겪는 여러 체험이 소중하듯이, 우리들이 꿈꾸는 문화도 순간의 과정들 속에 녹아서 합쳐진 것이 아닐까요?

H2
H3
H4
Upload from PC
Video gallery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18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