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해지기 위한 기적, 영화 '원더(Wonder)'



출장길에 오른 비행기에서 3분의 2 이상을 보고, 그 엔딩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본 영화. 딱히 보고싶은 영화가 없었고, 코코는 이미 보았던 관계로 적절히 잔잔한 영화 원더(wonder)를 선택했다. 줄리아 로버츠와 오웬 윌슨이라는 기본은 하는 주인공들 역시 선택에 도움을 주었다.

태어날 때 부터 안면기형을 가진 '어기'라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어서 겪에 되는 다소 전형적인 이야기 소재는 별 다른 기대없이 영화를 보게 만들었고, 나도 모를 무의식적인 편견에 의해 나는 창피하게도 wonder가 원래의 뜻인 '기적'이 아니라 '걱정'을 뜻하는 단어라고 인지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과도한 출장 스케줄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를 반영한 것이라고 변명해본다..

익숙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괜찮았던 이유는 짜임새 있는 시각때문이었는데, 주인공 '어기'를 중심으로 보여주면서도 그 주변인물들의 상황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늘 동생에게 부모님의 관심을 내어줄 수 밖에 없었던 누나 '비아'와 처음엔 선생님이 시켜서 어기의 친구가 되었다가 진짜 친구가 되어가는 '잭 윌'의 입장이 그들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거기에 '비아'의 친구 '미란다'는 독특한 동생을 두어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친구가 부러워 자신의 이야기인양 거짓말을 하다가 죄책감에 '비아'를 멀리하게 된다.

'어기'를 중심으로 그들의 친구와 가족의 다양한 시선을 다루는 것이 영화이 특징인데,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줄리아 로버츠와 오웰 윌슨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다. 어쩌면 아이에게 있어 부모의 역할이 조력자이자 성장을 지켜봐주어야 하는 만큼 부모의 입장에 그리 큰 포커스를 두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자식을 둔 엄마 '줄리아 로버츠'는 여느 부모가 그렇듯 아픈 손가락을 위해 인생을 바쳤고, 학교에 들어가 성장하는 '어기'를 지켜보며 뒤늦게 자신의 논문을 마무리한다.

아이는 상처를 입으면서도 이겨내면서 학교 생활을 이어가고 성장하게 되는데 부모는 더 아픈 가슴으로 그 모습을 지켜본다. 엄마가 어기에게 해줬던 말 중 기억에 남는 대사를 공유해본다.


"네가 처한 상황이 싫다면, 네가 바라는 상황을 상상해"


영화 소재의 특성상 익히 예상 가능한 결말이 전개되는데, 다소 동화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영화는 어쩌면 어른들의 세상을 투영하는 듯 하기도 했다. 가정 다음으로 아이가 경험하는 첫번째 사회가 학교이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wonder는 걱정이 아닌 기적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그 기적은 특별함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이었다.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평범하기가 가장 어려운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단 것을..

무사히 학교를 졸업한 어기에 대해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남긴 말이 여운을 남긴다.


"위대함이란 강한 힘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힘을 바르게 쓰는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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