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 Quixote! Marvel's New Hero 돈키호테! 그리고 마블의 영웅

비루먹은 말을 타고 달려 나가려는 이 깡마른 남자

“그런 소리 마시오! 국왕 폐하의 윤허로 인쇄되고, 인가를 얻어서 유포되었으며..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한결같은 기쁨으로 읽고 칭찬한 책들이 어찌 거짓 일 수 있소?”
라는 한 문장으로 그의 세계관을 정의 내릴 수 있는 사람!

돈키호테~
기사도에 관련된 책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정신이상자(?)가 되어
터무니없는 일을 벌이고 다녔다고 소개된 엉뚱한 남자.
90년대 였나?
이청이라는 가수가 부른 돈키호테라는 노래도 있었다.
20년도 더 된 어느 토요일 밤에 강화 마니산을 향하는 자동차에서
밤바람을 쐬며 들었던 그 노래.
노래의 발표는 79년이었다는데
그 당시에는 들어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여하튼 상식이 잘 통하지 않는 사람은
돈키호테라고 불러주면 된다.
헌데,
정작 돈키호테를 읽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명소설의 대강의 줄거리와 주인공 이름만
기억하면서 마치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소설속에 묘사된 돈키호테는 어떤 인물인가?
그는 세상의 권위를 진실의 상징으로 인정해버린 나머지
그 권위에 의해 출판이 허락된 기사도소설의 내용에 사실성을 부여하여,
현실과 지성과 소설속에서 그야말로 착란증세를 경험한다.
피와 살이 있는 육체가 경험하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소설속의 줄거리로 대체하려 한다.
그러니 황당한 일을 하게 되고
사람들로부터 무시, 속임, 폭행을 당하면서도
오로지 소설 속의 줄거리에 따르는 것이라고 정당화하고 위안으로 삼는다.
문제는 무엇인가?
소설이 거짓이라면 사람들을 속이는 행위가 되므로
허가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순진무구한 믿음이다.
그 믿음이 사실이라면,
기사도의 내용이 사람들에게 권장되는 미덕이라면,
마땅히 그것을 따라야 하는 것이 자명하다.
사람들은 돈키호테에게 말한다.
“소설은 상식과 지성을 갖춘 성인이라면
누구나 그것이 거짓이며,
단지 한때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가상현실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출판이 허락되는 것”이라고.

그야말로 돈키호테만 철저한 바보가 되는 셈인데
과연 그런 현상은 소설에 국한된 것일까?
왜 우리는 여하한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키려는 사람을
돈키호테라고 몰아 세우는 것일까?
아니 점잖은 표현으로는 현실을 모른다고 말할까?
어떤 것은 소설이고 어떤 것은 진실이란 말인가!
교과서는 소설인가? 아니면 진실인가?
도덕적 행위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무시해야 하는가?
왜 도덕책에서 가르치고 난 후에,
그것을 요령껏 무시하라고 다시 가르치는가!
원칙을 무시하고 정의를 짓밟는 사람들이
자신의 악행을 덮기 위해
터무니없이 돈키호테를 팔아먹는 것은 아닐까?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진실과 위선이 분명히 구별되고
명백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1605년에 초판이 간행되었다고 하니 5백년전의 세상이다.
이미 거품속에 사라져버린 기사도의 전설을 믿으려 하는 구시대의 퇴물
‘Don Quixote’는 그런 퇴물을 버리지 못하는
퇴행성을 꼬집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로부터 5백년이 흐른 현재의 모습은 어떤가.
성공한 돈키호테를 찾고 홍보하는 세상이 된 것은 아닌가?
마블의 영웅인 이 남자와 다른점은 뭘까?

능력의 차이인가?
돈키호테는 능력이 없어서 놀림거리가 되는 것인가?
그가 추구하는 것이 현실이 아니라서 놀림거리가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상과 꿈은 어디서 출발하는가.
7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남은 것은 인용구 몇 줄
시간이 흘러 다시 한번 읽게 된다면
또 다른 인용구를 추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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