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끄끄|| #20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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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김지영 씨가 진짜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의 여자 친구들, 선후배들, 그리고 저의 모습과도 많이 닮았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쓰는 내내 김지영 씨가 너무 답답하고 안쓰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랐고, 그렇게 살았고,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늘 신중하고 정직하게 선택하고,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김지영 씨에게 정당한 보상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다양한 기회와 선택지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지원이보다 다섯 살 많은 딸이 있습니다. 딸은 커서 우주비행사와 과학자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딸이 살아갈 세상은 제가 살아온 세상보다 더 나은 곳이 되어야 하고, 될 거라 믿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딸들이 더 크고, 높고, 많은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_작가의 말에서

_조남주, 82년생 김지영



이 책은 출간된 해인 2016년도 당시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와 함께 읽고 싶었던 책 중 하나였다. 두 책 모두 화제가 됐던 것도 있지만 주변에서 두 책에 대해 많은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다. 쇼코의 미소는 작년에, 이 책은 비로소 읽게 됐다.

책은 다큐나 보고서를 소설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차례도 연도로 되어 있으며
팩트체크를 위한 주석도 존재한다.
시간의 흐름은 김지영 씨의 현재로 시작, 그녀가 태어나던 해인 1982년으로 돌아가 그녀의 삶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15년 가을, 서른 다섯살 김지영 씨는 평범한 가정을 꾸미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지영 씨는 이상한 모습을 보인다. 김지영 씨 어머니의 말투를 따라 하기도 하고, 남편인 정대현 씨의 동기이자 김지영 씨의 선배인 차승연 씨의 말투를 따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흡사 빙의라도 한 것처럼.
사건은 정대현 씨의 본가에서 터졌다. 가족 모두가 함께 모인 자리에서 김지영 씨가 그녀의 어머니 말투를 따라하며 그간 정대현 씨에게 서운한 것을 토로한 것이다. 놀란 정대현 씨는 아내를 데리고 부리나케 집을 나온다.
이후 책은 그녀가 태어난 해인 1982년으로 돌아가 그녀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은 김지영이라는 한 사람을 통해 한국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80년대는 산아제한 정책이 한참 일어나던 때다. 거기에 남아선호(男兒選好) 사상도 남아 있어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던 시절이다. 주변만 둘러봐도 외동딸보다는 외동아들이 많고 형보다는 누나를 둔 친구들이 많다. 더불어 남녀차별 문제도 혼재된 시기로 많은 남녀불평등 존재했다. 책은 이점을 가감 없이 써내려가고 있다.

82년생은 나와 멀지 않은 세대다. 82년생 김지영은 어쩌면 내 선배일 수도, 내 친구일 수도, 내 후배일 수도 있다. 남녀불평등이 남아 있는 한 82년생 김지영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맺음말2.jpg


||북끄끄 책장||
#15 최은영, 그 여름
#16 릴리 프랭키, 도쿄 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17 김보통,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18 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19 김영하, 오직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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