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보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무척 신기할 때가 있습니다. 모두 자신이 목적한 곳으로 발길을 옮기기 위해 교통편을 이용하지만 각자의 목적이가 어디인지는 사실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익명성, 보이지 않는 존재의 가치를 가장 명확히 설명하는 단어가 아닐까 합니다. 의미를 지닌 존재이지만 숨겨져 있어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세상을 이루는 가장 솔직한 존재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휴대폰에 적힌 수많은 사람들의 전화번호, 이 중에 진정 살아있는 번호는 몇 개일까 하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관계가 없어지면 모두 지워질 번호들이 어쩌면 나의 관계를 둘러싸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면 가끔 관계가 지닌 익명성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알지만 알지 못하는 사이, 친하지만 거리가 있는 사이, 인간적이지만 이득을 거래하는 사이, 그 중간쯤에 익명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이면 족합니다. 한 사람에게 세상의 전부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세상에 견주어 보면 그저 보이지 않는 한 사람일 수 있지만, 세상이 자신의 전부가 되기 보다는 한 사람에게 세상의 전부가 되어주는 것이 훨씬 가치있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경우 한 사람이며, 어떤 경우 세상의 전부입니다.
....
어떤 경우
-이문재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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