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10. 메모의 재발견 | 손이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첫 직장 입사하고 처음으로 산 책이 메모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었습니다. 얇지만 알찬 책이었는데, 메모의 기술에 대해 말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메모해야 하는지 예를 들어가며 상세하게 안내하는 책이었지요. 제가 신입사원이던 시절, 사수가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고 해서 산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바로 메모장을 샀으며 16년 직장생활 동안 수십 권의 메모장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메모만 했을 뿐 잘 활용하진 못했더군요. 기억력이 나쁘니 적어두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머리보다 종이의 기억력이 더 좋다는 신념으로 쓴 메모들일뿐이었습니다. 전 메모의 역할은 이게 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 <메모의 재발견>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이 책은 '메모는 기억하기 위해 적는 것을 넘어,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게 한다'고 말합니다. 무언가를 생각할 때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종이에 끄적거리며 생각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머리로만 생각했을 때보다 생각도 잘 정리되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기 때문에 더 발전적인 결과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전 이 책을 읽으며 실제로 업무에 적용해봤습니다. 개발자인 전 낙서장처럼 쓰는 노트가 있습니다. A4 이면지를 반으로 잘라 집게로 집은 나만의 낙서장입니다. 이 낙서장에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땐 마구잡이로 낙서를 해봤습니다. 이 낙서장을 항상 언제나 활용해봤습니다. 5초~5분만 기억하면 될 일을 적거나, 통화하면서 통화 내용을 끄적이기도 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이유 없이 적어보기도 했습니다. 한 주 정도 해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생각이 잘 정리되더군요.

저자는 '아이디어는 머릿속이 아니라 노트 위에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해보니 머리로만 생각했을 때보다 더 생각이 잘 풀렸습니다. 내가 생각하던 형상을 그려보니 더 잘 이해됐고, 설계를 하다가 막힐 때 글로 적어보니 막힘이 쉽게 해결됐습니다. 이렇듯 메모는 내 기억력을 보조해주는 역할만이 아니라 내 창의력을 보조해주는 역할까지 한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전 저자의 조언대로 제 낙서장에 '아이디어 노트'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내 팔이 닿는 곳에 두고 온갖 낙서를 하고 있습니다. 뭔가 일이 더 잘 되는 기분입니다. 으하핫.

저자가 하라는 일을 몇 가지 더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20년 동안 안 쓴 일기를 다시 쓰려고 합니다. 일기 쓰기는 마음을 잡는 데 좋다고 하니 무조건 써보려고요. 그리고 회사에서도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글을 써보고, 반성의 글도 써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독서노트를 만들지 말고 책에 낙서하라는데, 아... 생각해보니 내가 예전엔 책에 낙서를 많이 했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책을 깨끗이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포스트잇 등을 붙이기만 했지 낙서는 하지 않았습니다. 책에 다시 낙서를 해야 하나... 우선 몇 권만 해보고 좋으면 계속해야겠습니다. 전 스마트폰 어플인 '네이버 메모'를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전혀 유용하게 쓰진 못하고 있던 것입니. 스마트폰 메모 어플엔 기억해야 할 것만 적어놓고, 실제 메모는 종이에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 예쁜 메모장부터 하나 사야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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