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적부터 역사와 고전을 좋아해서 한때는 사학를 전공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아버지의 염원에 따라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아마 사학을 전공하여 고대사를 연구하거나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설선생님과 호형호제 하고 있었을 수도?ㅎㅎ)
“역사의 역사”는 베스트셀러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나에게는 참으로 재미가 없는 책이었다(말 그대로 재미의 요소가 없다). 그래서 독후감을 쓸까말까 고민을 했지만 @promisteem 덕분에(?) 떠밀려서 짧게나마 후기를 남기려고 한다^^;;
역사는 사실을 쓴 이야기이고 언어로 재현한 과거인데, 남의 언어로 재현한 남의 과거 이야기에 감정을 이입하고 흥미를 느끼려면 그 책이 담고 있는 기초 정보를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삼국지와 초한지 같은 경우, 타국의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는 이야기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뻥(재미)이 엄청나게 강하기 때문에 역사와 허구의 경계에 있는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지 않은가 싶다. 장판파 다리 한가운데서 조조군의 십만대군을 홀로 막아서는 장비나, 수천겹 조조군의 포위망을 아두를 안고 돌파한 조운, 중국에서는 신으로 추앙 받는 관우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경지에 있는데 상상도 할 수 없는 위업을 달성했을 때의 쾌감을 대리 만족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다고 너무 재미에만 치우치지 않고 시간순서대로 역사의 큰 흐름, 중요 장면을 세밀하게 서술함으로써 기초 정보가 없어도 역사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아니 조금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 세계사를 공부할 때 중국의 역사는 항상 패시브 스킬처럼 따라오게 되어있다. 따라서 알게 모르게 중국의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기초 정보가 쌓여있기 때문에 더 쉽게 감정을 이입하고 흥미를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와 반대로 아부다비에 생활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이슬람의 역사 같은 경우, 몇 번을 읽어도 도통 재미가 없었다. 왜냐하면 너무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고 아랍권의 역사이기 때문에 아시아인인 내가 감정을 이입하고 흥미를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2년 가까이 있으면서 의도치 않게 자주 접하게 되고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관대해졌기에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게 된 것이지 짧은 기간 있다가 왔으면 아직까지도 미개한(?) 역사/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한 나라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가 담고 있는 기초 정보, 예를 들어 문화, 종교, 기후, 지리 등을 알고 있어야 역사를 이해하고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왕권의 진정한 의미는 군주가 백성을 보호할 때 실현된다. 백성에게 친절하고 선량하다는 것은 백성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다. 이는 군주가 백성에게 사랑을 보여주는 근본이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사마천의 사기(유시민 작가의 토론회 레전드 참조)의 내용이 아닌 아랍권의 역사가가 남긴 이야기다. 마치 똑 같은 역사가가 기록해 놓은 것 마냥 흡사해 처음 보았을 때는 교류를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게 아닌가? 라는 착각까지 했었다. 여하튼 위의 내용을 보면 군주가 가져야 할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기록해 놓았다.
작금의 시대를 보면 위의 글이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과연 이전의 수장들은 백성을 보호하고, 백성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다정하였는가?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는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면서 희생하여 왔는가. 또 얼마나 수장이라는 작자와 대립하면서 우리의 생존권을,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왔는가?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역사를 잊었을 때, 치욕스러웠던 역사, 공포스러웠던 역사, 우리의 가족조차 지키지 못했던 역사가 반복해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최선이 안되면 차선이라도, 우리가 가진 권리를 실천하여 백성에게 친절하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을 수장으로 뽑아야 할 것 같다.
쓰고 싶은 말이 더 있지만 여기까지 하고 이만 줄여야겠다. 간만에 재미없는 책을 읽어서 그런지 서평이 잘 써지지도 않을 뿐더러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ㅎㅎ 다음에는 조금 더 나은 서평을 남기도록 노력 해야겠다.
북스팀#1."딱히 꿈이 있는건 아니고"_@kyunga님의 책을 읽고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
북스팀#2."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를 읽고 곰곰이 스팀잇을 생각해보다
북스팀#3."개인주의자 선언"을 읽고 회사생활을 돌아보다
